[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말 한 마디에 여유로움과 내공이 묻어난다. 어느덧 데뷔 28년 차에 접어든 관록의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그렇다. 가수로, 배우로, 사업가로 다방면에서 활약한 임창정은 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신작 ‘로마의 휴일’(8월 30일) 개봉은 물론 ‘게이트’ 촬영을 마쳤다. 오는 10월과 겨울에는 신곡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처럼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는 임창정은 “죽을 때까지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목표다.
임창정이 주연한 영화 ‘로마의 휴일’은 엉뚱한 삼총사 인한(임창정), 기주(공형진), 두만(정상훈)이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습격하고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에 숨어 인질극을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다. 하지만 막상 ‘임창정 표’ 코미디를 찾을 수 없어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공형진과 정상훈이 관객의 기대를 채워줄 것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요즘 대세는 정상훈 아닌가? ‘임창정 표’ 코미디를 기대하고 오는 관객들이 실망할 수 있겠지만 다른 배우들이 워낙 웃기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 소재 자체가 관객의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임창정은 촬영 내내 함께한 정상훈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우리 셋 중에 제일 어른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상훈은 나이는 막내지만 우리 세 사람 중 제일 성숙했다.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와 영화 촬영이 겹쳤는데 단 한 번도 웃는 얼굴이 아닌 적이 없다. 저렇게 성실한 사람인데 어떻게 안 될 수 있겠나. 5년 후면 우리나라의 대들보가 될 인물이다. ‘게이트’에서도 정말 연기를 잘했다.”
동료와 대중에게는 늘 유쾌한 임창정은 아이들에게는 ‘엄한 아빠’란다. 하지만 정작 아내와 아이들 이야기만 나오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를 띠며 행복해했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담배를 끊었다. 술도 조만간 끊을 것 같다.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됐을 때 같이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녀야 할 것 아닌가? 그러려면 내가 건강해야 할 테니까. 3개월 된 막내아들이랑 나이 차가 마흔다섯 살이 난다. 신기한 건 우리 아버지가 45세 때 내가 태어났다(웃음). 별 게 다 비슷한 것 같다. 내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턱이 떨리는데 아이들도 다 똑같이 턱을 떤다.”
아들만 넷을 둔 임창정은 연예계를 대표하는 ‘다둥이 아빠’다. “딸 욕심은 없느냐”고 물으니 “나이 차가 많이 나서 그런지 아내가 딸 같다. 아내로 만족한다. 딸에게 받을 애교를 아내에게 받는다”고 말하며 웃었다.
연예인으로서 밝히길 꺼리는 사생활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는 임창정은 유명세에 대해서도 “영광”이라고 했다. “한 번은 지인들이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주면 불편하지 않냐’고 물은 적이 있다. 아니 그러라고 유명해 진 것 아닌가? 만약 식당에 갔는데 날 몰라봐주면 너무 서운할 것 같다(웃음). 하늘에서 ‘넌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줘라’라고 임무를 준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 놀이공원에 모자도 안 쓰고 매일 갔다. 아이들이 ‘아빠는 왜 사진 찍어주고 사인해줘?’라고 묻는데 너무 행복했다.”
임창정은 수십 년 동안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 긴 공백기 한 번 가진 적이 없다. 매너리즘 한 번 느낀 적 없이 무대에서,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에서 활약 중이다.
“워낙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격이고 한 가지를 못 한다. 변덕도 심하고 감정 기복도 심하다. 그런데 이건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런 것 같다. 다들 감추면서 사는 거라고 생각한다. 누군들 1등 안 하고 싶고, 돈 많이 안 벌고 싶겠나. 나도 나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더 활동하는 것 같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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