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측에 “한국 일본 핵무장 추구하면 막지 못해” 엄포
NBC, ‘트럼프팀 공격적 대북 옵션 준비중’ 보도
11일 초강력 대북 제재안 표결 강행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이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요구하면 이를 배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NBC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중국이 원유 공급 중단 등 강력한 대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ㆍ일본의 핵무장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올 3월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한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초강력 대북 제재를 이끌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꺼낸 것으로 보인다.
NBC는 이날 ‘트럼프팀이 공격적인 대북 카드를 준비중’이라는 보도에서 백악관 및 국방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한국에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비롯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 제재, SM-3 등 향상된 미사일 방어 시스템 배치 등 공격적인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베이징이 원유 공급 중단 등 북한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추구할 것이고, 미국은 이를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중국 측에 명백히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 보다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 의미가 더 강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는 또 그간 중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제재를 보류해왔으나 이에 대한 제재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중국은 그러나 미국 측에 강력 항의하며 그 같은 제재에 착수하면 보복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외교안보팀은 또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과 핵공격 등을 포함한 군사 옵션 방안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대통령 참모들은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이 심각한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전달했다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핵무기를 동원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핵무기 선제 사용은 극도로 과격한 조치로 미국 내부와 국제사회에서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정책 과정의 일부로서 모든 옵션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평양을 지원할 것이라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이런 점 등으로 미국의 군사 능력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이 논의되고 있지만 전략의 핵심은 중국 및 동맹국과 결부된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NBC는 전했다.
한편, 미국은 당초 예고한 대로 11일 초강력 대북 제재안 표결을 위해 안전보장 이사회를 소집키로 했다. 미국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 표결을 위한 회의를 11일 소집할 예정이라고 유엔 안보리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제재, 원유공급 중단, 섬유제품 수출 금지, 무력을 사용한 제재 대상 선박 단속’ 등의 내용이 담긴 제재 초안을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표결 결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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