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은 자국 선수들간의 대결로 치러진다. 슬론 스티븐스(24ㆍ랭킹 83위)와 매디슨 키스(22ㆍ16위ㆍ이상 미국)가 왕좌를 놓고 격돌한다. 두 선수 메이저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단식에서 미국선수가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경우가 2006년 앤디 로딕(은퇴) 이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여자선수들이 안방대회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셈이다.
스티븐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11일째 여자단식 4강에서 비너스 윌리엄스(37ㆍ9위ㆍ미국)에 2-1(6-1 0-6 7-5)로 승리했다. 스티븐스는 2013년 호주오픈 4강에 오르며 미국 여자테니스의 신예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에는 랭킹 11위까지 올라서며 기대를 모았지만, 왼발 골절상으로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코트를 떠나 있었다.
한 때 랭킹 900위 바깥으로 쫓겨났던 그는 지난 7월 윔블던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등 포인트를 쌓아 올려 순위를 83위까지 회복했다.
37세, US오픈 최고령 여자단식 4강 진출자로 이름을 남긴 윌리엄스는 동생 서리나가 출산으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16년 만의 대회 단식 제패를 노렸지만, 4강에서 스티븐스에게 발목이 잡혔다.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 모두 결승에서 패하며 우승을 놓친 데 이어 홈 코트인 US오픈에서는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4강 나머지 경기에서는 키스가 코코 밴더웨이(26ㆍ22위ㆍ미국)에 2-0(6-1 6-2) 완승을 거뒀다. 키스는 지난해 7위까지 올랐지만 올해에는 호주오픈에 불참한 데 이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는 2라운드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스티븐스와 키스 모두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선수는 2015년 마이애미 오픈에서 한 차례 맞붙어 스티븐스가 키스에 2-0(6-4 6-2)으로 승리한 바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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