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中 “사드, 북핵처럼 지역 안정 해치는 악성 종양”

알림

中 “사드, 북핵처럼 지역 안정 해치는 악성 종양”

입력
2017.09.07 18:49
0 0

中 정부, 김장수 대사 초치 항의

보복 조치 전면화 신호탄 될 수도

주한미군이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사드 발사대를 설치해 점검하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주한미군이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사드 발사대를 설치해 점검하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주한미군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중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 정부의 사드 임시 추가배치를 두고 중국은 외교적 반발을 넘어 감정적 비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광범위한 사드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양국관계는 회복 불가능의 지경으로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7일 우리 정부가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발사대 4기를 추가로 배치 완료하자 김장수 주중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측은 이미 한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주요 사안에 대해 해당국 대사 등을 초치할 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쓴다. 겅 대변인은 특히 “이미 어제(6일) 김 대사를 불러 사드와 관련해 항의했다”며 날짜까지 직접 확인해줬다.

중국이 이날 김 대사 초치 사실을 즉각적이고 상세히 공개한 것은 눈여겨 볼 만하다.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신호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했을 때는 물론 우리 정부가 지난달 29일 북한의 2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따라 사드 발사대 추가배치를 결정했을 때도 각각 김 대사를 초치했지만 관련 사실의 확인은 간접적이거나 일정 기간 후였다.

이에 따라 중국이 그간 비공식적으로 수위를 조절하며 우리 정부를 향해 압박ㆍ경고 수단으로 활용해온 사드 보복을 전면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상ㆍ문화ㆍ관광ㆍ엔터분야 등에서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도 정부가 직접 나서는 모양새를 취하진 않았다.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나 국가여유국 등이 구두지침을 내리거나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었다. 하지만 사드 배치를 되돌릴 수 없다고 판단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시기적으로도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2기 체제가 출범할 제19차 공산당대회가 코 앞이다. 당장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현대자동차의 중국 파트너이자 국유기업인 베이징(北京)자동차가 현대차와의 합자관계 종료를 고려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감정적인 비난을 쏟아내거나 우리 내부의 분열을 부추기는 보도 태도를 보이는 것도 우려할 만하다. 중국의 정치ㆍ사회 시스템에선 관영매체가 일반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란 점에서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사드는 북핵과 마찬가지로 지역 안정을 해치는 악성종양이 될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사드는 원래 한국 보수 권력이 밀어붙인 것”이라며 “한국 보수세력은 김치를 먹고 정신이 나간 것 아니냐”는 막말도 퍼부었다. 환구시보는 전날에도 ‘강대국 사이에 낀 개구리밥 신세’, ‘2차 한반도 전쟁의 순장물’ 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우리 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중 간 갈등은 사드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 차이와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한 이견, 미중 간 패권 경쟁 등이 얽히고설켜 있어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최소한 연말까지는 상황이 호전되기 어려운 만큼 민간교류 확대 등으로 양국 국민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