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연해주 동포간담회
푸틴에게 ‘조선 검’ 선물 받아
문재인 대통령은 7일 “해외에 계신 동포들을 잘 모시겠다. 독립운동 후손들께 대한민국이 예의를 다해 보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860년대 조선인의 첫 이주가 시작된 이후 일본 식민지 시기 해외 독립운동의 발원지였던 러시아 연해주 지역의 동포에 대한 경의를 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대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해외에서 동포들을 만나면 가슴이 뭉클하다. 그런데 특히 러시아에서 만나 뵙는 동포들은 일제의 가혹한 수탈을 피하기 위해 오신 분들, 독립운동 기지를 만들기 위해 오신 분들, 강제징용으로 오신 분들이기 계시기 때문인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연해주에서 독립군을 창설하고 대한국민의회를 수립한 역사를 거론한 뒤 “식민의 아픔은 연해주를 거점으로 확산된 항일독립운동을 통해 건국과 해방의 희망으로 바뀌었다”면서 “연해주는 항일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을 비롯해 안중근 의사, 헤이그 특사 이상설, 이위종 선생,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 이동휘 선생과 강상진, 김경천, 전홍섭 선생과 같은 수많은 애국지사의 혼이 깃든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동포들에게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 친밀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소중한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경종 연해주 한인회장은 “역대 대통령들이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한 번도 간담회가 성사되지 못했는데, 섭섭했던 마음을 문 대통령이 오셔서 풀어주셨다”고 화답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문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을 마친 뒤 조선시대 만들어진 검(劍)을 선물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선물한 검은 1800년대 만들어진 것으로, 1950년대 미국으로 반출된 이후 러시아 인이 사들인 것을 러시아 정부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낚시를 좋아하는 푸틴 대통령을 위해 대나무로 만들어진 낚싯대와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 야경을 촬영한 액자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는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선물했다.
블라디보스토크=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