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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기관 사장이 수장으로…금감원 공정성 훼손 논란

입력
2017.09.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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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서울시향 대표 내정 두고

노조 “적폐 청산 가능한지 의문”

부동산 과다 보유내역도 논란

취임 땐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

최흥식 금감원장 후보자 재산내역/2017-09-06(한국일보)
최흥식 금감원장 후보자 재산내역/2017-09-06(한국일보)

새 정부에서 금융 감독을 총괄할 첫 금융감독원 수장으로 최흥식(66)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내정됐다. 금융연구원장,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을 두루 지낸 금융 전문가로 손꼽히지만, 일각에선 금감원의 감독을 받는 피감기관 출신 사장을 금감원 수장으로 앉히려는 것은 감독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신고한 부동산 내역도 33억원에 달해, 실제 거래가격으로 따지면 60억원 상당의 자산가로 추정된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6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의 후임으로 최 대표를 임명 제청했다. 최 내정자는 이르면 오는 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정식 임명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취임하면 민간 출신 첫 금감원장이 된다. 지금까지 금감원장 자리는 줄곧 관료 출신이 독점해 왔다.

최 내정자는 경기고와 연세대를 나와 파리 9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땄다.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란 평가가 많다. 1997년부터 2년간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99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금융연구원을 이끌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엔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직을 3년간 맡았다. 2010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으로 옮긴 뒤 2012~2014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 내정자가 오랜 기간 금융분야 주요 자리를 거치며 실무 경험은 물론 높은 전문성을 갖춰 금감원을 혁신할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제청 배경을 밝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도 “관치금융 청산 등의 측면에서 보면 앞서 후보로 거론됐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보다는 낫다”며 “현 정부의 개혁 성향과도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내부에선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노조는 이날 “최 내정자의 금융사 사장 경력이 금감원장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란 청와대의 판단은 순진하기 그지 없다”며 “과거 금융권 적폐 세력을 청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대 성명서를 냈다.

일각에선 관료 출신을 무조건 배제하다 보니 인력 풀이 너무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된다. 최 내정자가 지난 3월 서울시향 대표로서 서울시에 신고한 재산내역에 따르면 최 내정자의 보유 부동산 가치는 총 33억4,486만원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주택 2채(27억원 수준)를 포함해, 상가 2채, 토지 1필지 등이다. 신고할 땐 세금을 매길 때 기준으로 삼는 공시가격으로 신고한다. 대략 실제거래가격의 절반 수준인데, 이를 고려하면 최 내정자의 보유 부동산 시장 가치는 6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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