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처우 개선과 균형점 찾아야”
“한국의 낮은 노조 조직률은 양대 노총의 책임이 큽니다.”
국내 노조 조직률은 수년째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률은 2%대에 불과해 노조가 노동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한 중인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도 이 문제에 대해 노조를 향해 엄중한 질책을 했다. 그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빌딩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의 노조 조직률이 낮은 점에 대해 양대 노총이 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산업구조 등 외부 환경의 탓도 있지만 노조가 자기 이해 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적극적인 태도로 전체 노동자들에게 다가가야 노조 조직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더 총장은 “한국에서 양대 노총이 그동안 노동권을 신장시키는 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부 업종에만 노조가 몰려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양대 노총이 비정규직과 청년 노동자 등 노조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더 손을 뻗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라이더 총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화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계약직, 파트타임, 플랫폼 노동자 등 다양한 비정규직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을 정규직화할 지 아니면 이 같은 형태를 받아들인 채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줄지에 대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처우 개선 없이 무작정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만이 답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라이더 총장은 국내에서 비준되지 못하고 있는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협약’(87호) 등 핵심협약과 관련 “핵심협약은 인권과 관련된 문제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전교조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한데 ILO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10월 취임한 라이더 총장은 ILO 최초로 정부 각료를 거치지 않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지난해 11월 재선돼 오는 10월부터 5년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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