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최측근 기율 담당 서기
전동차 공장 시찰ㆍ좌담회 참석
실각설 뒤로 하고 유임에 무게
실각설에 이어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왕치산(王岐山)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한 달여 만에 관영매체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다. 내달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상무위원 유임 가능성에 다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CCTV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6일 왕 서기가 지난 3~5일 후난(湖南)성에서 현장시찰에 이어 순시공작 좌담회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왕 서기가 관영매체에 등장한 건 지난달 1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지도부와 함께 건군 9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이들 매체는 왕 서기가 간암 말기 투병중이라는 최근 외신보도를 반박하듯 사진과 영상에서 왕 서기의 밝고 환한 모습을 부각시켰다.
왕 서기는 이번 시찰에서 두자하오(杜家毫) 후난성 서기 등을 대동하고 주저우(株州)시에 있는 중처(中車) 전동차공장을 둘러봤다. 또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하마평에 오른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도 참석한 좌담회에선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최대 도전은 권력에 대한 유효한 감독”이라며 종엄치당(從嚴治黨ㆍ엄격한 당 관리)을 강조했다.
시 주석의 최측근 실세이자 반부패 드라이브를 이끌어온 왕 서기는 중국 차기 권력의 향방을 파악할 수 있는 풍향계로 여겨진다. 7상8하(七上八下ㆍ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퇴임한다) 불문율을 깨고 올해 69세인 왕 서기가 유임될 경우 시 주석이 절대권력에 기반해 장기집권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중국 3대 관영매체의 이번 공개활동 보도는 시기적으로 19차 당대회 일정이 확정된 이후인 데다 브릭스(BRICS: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직후란 점에서 주목된다. 근래 들어 해외 언론들이 잇따라 그의 실각설과 와병설을 보도하면서 거취를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당대회 일정이 확정됐고 국가 대사인 브릭스 정상회의도 마무리된 만큼 시 주석은 내부 정비와 함께 2기 지도부 진용을 짜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왕 서기의 유임 여부를 단정할 순 없지만 주요 관영매체가 일제히 왕 서기의 공개행보를 보도한 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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