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공영방송 KBS와 MBC의 동시 총파업이 3일째로 접어들면서 결방과 축소 방송이 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까지 방송 파행이 이어지면서 노사간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MBC는 잔여 녹화분이 남아있던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의 6일 방송을 스페셜 특집으로 대체 편성했다. ‘라디오스타’는 총파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30일 정상적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매주 토요일 방송하는 예능프로그램 ‘세상의 모든 방송’도 이번 주부터 결방된다.
앞서 MBC는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복면가왕’ 등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 재방송으로 대체됐다. 뉴스프로그램은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를 4일부터 50분에서 40분으로 축소하고 저녁 뉴스인 ‘이브닝 뉴스’의 편성을 30분 줄여 편성했다. ‘100분 토론’, ‘MBC스페셜’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대거 결방한다.
노조는 투쟁 의지를 더욱 드러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6일 오전 서울 마포수 상암동 MBC 1층 로비에서 파업 3일차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MBC노조는 “김(장겸 MBC) 사장은 별 볼일 없는 기자라는 평가를 받다가 인맥을 통해 ‘무소불위의 실세’ 자리에 올랐다”며 김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남상호 MBC노조 간사는 이날 ‘인물열전’이라는 집회 코너를 통해 1987년 김 사장의 입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20년 간 그의 행적들을 되짚었다. 남 간사는 “김 사장은 20년간 540건, 월 평균 2.2건의 리포트를 내보냈다”며 “‘무한도전’이 만든 제작물이 김 사장의 리포트보다 많다”고 꼬집었다. 김 사장이 2009년 사회1부장 시절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취재진의 보고를 묵살한 일과 보도국장 때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점을 들며 퇴진을 촉구했다.
남 간사는 “만일 권력자에 대해 피지배자 대부분이 정통성도 인정하지 않고 폭력적 억압으로만 인식하게 된다면, 권력은 외관상으로 강하게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굉장히 약한 것”이라는 김 사장의 논문 내용을 인용해 “이 말을 그대로 김 사장에게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박영선, 박광온, 김성수, 노웅래, 신경민 의원)과 국민의당(최명길, 정동영 의원) 소속 MBC 출신 국회의원 7명도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직원과 국민의 신뢰를 잃은 공영방송 경영진의 자리보전이 길어질수록 국민의 분노만 키울 뿐”이라며 “즉각 사퇴만이 수십 년 동안 몸담은 조직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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