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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결렬… 채권단 “박삼구 해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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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결렬… 채권단 “박삼구 해임 검토”

입력
2017.09.0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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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350억 추가로 깎아달라”

중국 더블스타 무리한 할인 요구에

채권단, 매매계약 해제 통보 결정

#2

박 회장 인수 기회 없을 수도

채권단 “회사 정상화 어려울 땐우선매수권 회수 검토” 밝혀

1년 넘게 이어져 온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의 매각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더블스타가 당초 9,550억원이었던 인수 가격을 2,950억원으로 깎아 달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를 중국 업체에 매각하려던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이용해 다시 인수 기회를 잡기도 어려워 보인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부실 경영 책임을 물어 박 회장의 해임은 물론 ‘우선매수권’을 회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매각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5일 실무자 회의를 열고 더블스타에 주식매매계약(SPA) 해제 합의서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다. 더블스타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금호타이어 매각은 최종 무산된다. 더블스타는 늦어도 오는 15일 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이 금호타이어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여기고 공을 들여 온 채권단이 돌연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나선 건 더블스타의 요구가 지나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초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은 9,550억원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더블스타는 지난 7월부터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실적이 나빠졌다며 1,550억원을 깎아달라고 요구했다. 어떻게든 매각을 성사시키려 한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더블스타에 5년간 구조조정 금지와 고용 유지를 골자로 한 중장기 발전 방안을 이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또 더블스타의 인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금호타이어란 상표권을 사용하는 대가로 박 회장에게 내야 할 상표권 임대료 중 더블스타가 초과 부담해야 할 2,700억원도 내주기로 했다. 그럼에도 최근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3분기 실적이 더 나빠질 경우 800억원을 추가로 깎아 주고, 손실 보전 한도도 1,550억원으로 해 줄 것을 못 박아 통보했다. 더블스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금호타이어 매매가격은 사실상 2,950억원까지 내려간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사들인 가격이 3,3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추가로 2,350억원을 더 깎아달란 것인데 채권단으로선 절대 받아 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스타의 이번 추가 요구 역시 매각 무산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에 매매계약 해제를 요구하는 동시에 금호타이어 경영진에게는 자구계획을 주문하기로 했다. 만약 자구계획이 회사 정상화를 위한 수준에 못 미치면 박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다. 추후 채권단이 다시 매각 공고를 내고 상대방과 매매 계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부활한다.

그러나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매각이 최종 무산되면 그에 대한 박 회장의 책임을 묻고 법적으로 주주협의회를 통해 박 회장으로부터 우선매수권도 회수할 수 있다”며 “박 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호그룹 측은 “금호타이어가 다시 시장에 나온다고 해도 다른 입찰자와 동등하게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줘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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