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 등에 항의하며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자유한국당을 향해 여당은 물론 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상황에서 국회 보이콧은 ‘안보 정당’을 자처하는 평소 한국당 태도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북핵 실험 이틀째, 오늘은 국회 자유한국당 대표 연설이 있는 날인데, 자유한국당만 불참해서 본회의가 무산됐다”며 “장관들도 허탈해서 돌아간다. 안보, 안보 외치지만 진짜 전쟁 나면 안 보일 가능성이 높은 정당”이라는 글을 올렸다. 노 의원의 글은 SNS에서 좋아요 4,800개를 받는 등 화제가 됐다.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정당에서도 보이콧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상 초유의 대북 위협에도 안보 외면하는 한국당은 가짜보수정당”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하 의원은 “어제 이후 한국당은 가짜보수정당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면서 “보수의 최고 가치가 안보다. 근데 한국당은 안보지킴이 정당이 아니라, 안보팔이 정당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정기국회 개원 날인 4일에도 한국당 의원들과 한 차례 입씨름을 벌였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하던 중 한국당 의원들이 ‘MBC 장악시도 강력 규탄한다!’, ‘대북구걸 중단하고 안보태세 확립하라’고 적힌 푯말을 든 모습을 보고는 “아니, 안보 정당이 지금 뭐 하는 거냐”고 소리쳤다.
이에 일부 한국당 의원들이 하 의원을 향해 욕설하자, 하 의원은 회의장에서 나와 “당신들이 보수 정당을 두 번 죽이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는 보수가 지켜야 할 거 아니냐”고 다시 소리를 질렀다.
더불어민주당도 한국당의 보이콧 결정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마당에 안보 지킴이를 자부하는 한국당은 정신 차려야 한다”며 “초당적 자세로 엄중한 안보 상황에 공동 대응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기다려주는 건) 오는 8일까지뿐”이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지만 한국당은 공영방송이 정상화될 때까지 보이콧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공영방송이 정상화될 수 있는 대책과 그와 관련한 변화가 없는 이상 보이콧 철회는 없다”면서 “(보이콧) 기한 역시 정하지 않았다. 우리의 목표가 관철될 때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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