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반도정세가 긴박해지는데 대해 주한일본인 대피 4단계 방안까지 마련했다.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 자국민 보호에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음을 어필하며 요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총리관저에서 열린 북핵 실험 대책 당정회의에서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이 있다”라며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국민의 안전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4일 전했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의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총재특별보좌로부터 주한일본인 피난대책을 보고받고 현실의 위협에 확실히 대응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이 이뤄지게 되면, 그것이 공개되지 않아도 일본 정부의 판단으로 한국에서 퇴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닛케이신문은 전했다.
한국에 체류하는 일본인은 6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장기체류자가 3만8,000여명, 관광목적으로 단기체류자가 1만9,000여명 선이다. 일본 정부는 유사시 체류자가 스스로 한국을 빠져나오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하지만 자력 출국이 어려울 경우엔 한국 정부나 미군과 협의를 통해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불요불급한 한국방문 중지 요청 ▦한국방문 중지권고 ▦퇴거권고 ▦대피소 대기 등 급박성에 따라 4단계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이중 한국정부와 조정이 필요한 것은 북한이 대규모 공격을 가해 한국내 공항이 폐쇄되는 4단계다. 현재까지 한일 정부간 협의로 대피소를 일본인이 사용토록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900곳이상의 대피소 정보를 주한일본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항공을 통한 대피가 어려울 경우엔 수도권에서 주한미군의 도움으로 이동해 부산에서 선박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측은 부산에서 퇴거시킬 때 자위대 선박 동원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한반도 불안상황을 이용한 테러리스트의 일본 입국 차단에도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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