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훈./사진=이호형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해외에 머물다 보니 한국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지 않네요. 어머니께서 해주신 김치찌개를 먹을 때 정말 행복해요.”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린 왕정훈(22ㆍCSE)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곁에 있는 소소한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었다. 결국 본업인 골프와 그 외 소소한 일상이 행복의 다른 이름이라는 얘기였다.
그는 골프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EPGA 투어 첫 우승 때를 꼽았다. 그는 “세 번의 우승 순간들이 모두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렇지만 지난 해 5월 대기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하산 2세 트로피에서 극적인 우승을 일궜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PGA 투어 우승은 그의 삶을 확 달라지게 했다. 그는 “우승 전까진 팬들이 거의 없었다.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 조차 잘 없었다. 그런데 첫 우승을 하고 난 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응원해주셨다. 그 분들의 응원이 힘이 됐고 그래서 또 다른 우승들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두 번째 우승까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세를 탄 그는 이어진 모리셔스 오픈에서도 정상에 서며 유럽 무대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폭발적인 우승 행진으로 그 해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올 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왕정훈은 “외동 아들인데 부모님을 뵐 때도 좋다. 대회를 끝낸 후 모처럼 한국에 와 부모님을 뵙고 학교를 오갈 때 소소한 행복감을 느낀다. 한국에 가 쉬는 듯한 분위기에서 지내는 게 정말 좋다”고 말을 이었다.
웃음기를 띠며 부드럽게 답변하던 왕정훈의 취미 생활은 의외로 ‘상남자’스러운 것들이었다. 좋아하는 영화와 관련해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이다”며 “감동을 주는 영화보단 액션 영화를 보면서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를 탈 일이 많은 관계로 비행기 내에서 음악도 많이 듣는 편이다. 해외 힙합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덧붙였다. 친한 형, 친구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한다고 했다.
왕정훈은 ‘행복을 한 마디로 정의 내려달라’는 질문에 “골프 선수인 지금의 나에게 행복은 ‘골프를 잘 하는 순간’인 것 같다”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매니지먼트사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왕정훈은 오는 1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나흘 간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메이저대회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다.
그는 지난 2015년 9월 코오롱 한국오픈 이후 2년 만에 국내 대회장을 찾는다. 2015년 KPGA 코리안 투어 SK텔레콤오픈과 한국오픈에서 모두 공동 3위를 기록하며 선전한 왕정훈은 "세계적인 대회들을 경험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며 "처음 출전하는 신한동해오픈에서 국내 첫 우승을 거머쥐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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