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신태용 감독./사진=KFA 제공.
전임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과 무엇이 달라졌냐는 축구 팬들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소방수 전문 신태용(47) 감독이 전면에 나섰지만 지난달 31일 안방에서 유효슈팅 1개 없이 이란과 0-0으로 비긴 축구 대표팀에게 쏟아지는 팬들의 비난은 거셌다.
같은 날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우즈벡)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음에도 신태용호는 결국 최종전까지 본선 행을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다가올 5일 우즈벡전에서 이기면 조 2위를 차지해 자력으로 본선 직행 티켓을 따지만 무승부와 패배 시에는 지옥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들이 존재한다. 우즈벡전을 앞둔 신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그는 “경우의 수가 남아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면서 이기면 가장 좋겠지만 혹시나 잘못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 이기면 ‘경우의 수’는 없다
대표팀은 4승 2무 3패(승점 14ㆍ골득실 +1)로 조 2위에 올라있다. 3위로 치고 올라온 시리아는 3승 3무 3패(승점 12ㆍ골득실 +1), 맞상대할 4위 우즈벡은 4승 5패(승점 12ㆍ골득실 -1)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대표팀이 우즈벡을 이기고 승점 17을 확보해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하는 그림이다. 죽음의 이란 원정을 앞둔 시리아가 이기더라도 승점 15로 한국을 넘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즈벡은 안방에서 막판 역전 희망을 품고 있어 거센 저항이 예상된다. 우즈벡이 한국을 꺾는다면 승점 15로 한국을 제치고 최소 조 3위를 확보한다. 우즈벡은 3만여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동아시아 축구 전문 선수들로 꼽히는 이고르 세르게예프(24ㆍ베이징 궈안)ㆍ세르베르 제파로프(35ㆍ세파한FC)ㆍ오딜 아흐메도프(30ㆍ상하이 상강)를 전면에 내세우는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 여러 가지 뒤엉킨 ‘무승부’
신 감독의 머릿속을 가장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무승부다. 한국과 우즈벡이 비기면 한국은 승점 15, 우즈벡은 승점 13이 된다. 이 경우 시리아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시리아가 이란에 비기거나 지면 한국은 조 2위를 그대로 굳힌다.
반면 시리아가 이란을 이기게 되면 승점 15로 한국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게 되고 우즈벡은 4위로 탈락이다. 한국이 비기고 시리아가 이기면 두 나라는 나란히 승점 15로 같아지지만 골득실(현재 +1로 동률)에서 시리아가 한국을 무조건 넘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조 3위로 떨어지면 한국으로서는 고난의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험난한 과정이다. A조와 B조 3위 팀은 10월 5일과 10월 10일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자가 11월 6일과 11월 14일 북중미 예선 4위와 홈앤어웨이 방식의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다시 벌인다. 이 가시밭길을 뚫어야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당장 B조 3위부터가 난관이다. 전력이 탄탄한 호주 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해 아시아 플레이오프 통과조차 낙관하기 어렵다.
◇ 패하면 곧바로 ‘탈락’할 수도
경우의 수 중 최악은 한국이 우즈벡에게 지는 상황이다. 한국은 승점 14에 묶이고 우즈벡은 승점 15가 돼 조 3위로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시리아가 이란에 이기면 조 4위까지 추락한다. 플레이오프 기회도 없이 9회 연속 본선 진출의 꿈이 곧바로 좌절될 수 있다. 승점 14에 묶인 한국을 배제한 승점 15의 우즈벡과 시리아가 골득실을 따져 2,3위를 판가름하는 경우의 수다.
다만 한국이 지더라도 시리아가 이란을 이기지 못하면 우즈벡이 2위, 한국은 3위로 플레이오프 행 막차는 탄다. 아시아에서는 전무한 ‘무패 무실점’ 본선 진출을 노리는 이란이 안방에서 시리아에게 덜미를 잡힐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현실적으로는 4위 탈락 확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준희(47) KBS 해설위원은 “이란을 믿을 게 아니라 우리가 잘해서 우즈벡을 이기면 된다”며 “시리아의 승리 확률은 반반이다. 이란이 우리와 경기에 비해서는 실험을 더 가미한 선수기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무실점 진출을 위해 총력을 쏟지는 않을 것이다. 그 동안 못 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사실상 의미가 없는 기록”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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