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사지 4대 실패요인 분석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이날 최신호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수십 년에 걸쳐 실패했지만, 북한과의 충돌 위험성은 이번 정부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협 통수권자(Threatener-in-Chief)’라고 지칭하며 그가 대북정책에 실패한 4대(大) 요인을 분석했다.
첫번째 요인으로 트럼프가 자신의 지지자들조차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실체 없는 위협’을 남발한 점을 꼽았다. 예컨대 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 무적함대를(한반도로) 보낼 것”이라는 글을 올렸으나, 실제로 함대(칼 빈슨 항공모함)는 그 시간 한반도로부터 5,000㎞ 이상 떨어진 인도양에서 호주 해군과 훈련을 하고 있었다. 억제 정책의 핵심은 신뢰성인데 트럼프의 행태는 이에 배치된다는 분석이다. 둘째로는 트럼프가 단순히 미국의 압도적인 국력만 과신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과 비교할 수 없는 초강대국인 사실은 맞지만, 힘자랑만 하는 강대국이 적국의 잘못된 행동을 억제하지 못한 경우도 빈번하다는 분석이다. 1941년 미국이 일본을 세계대전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막지 못한 일이나 1960년대 베트남에서의 쓰라린 패배가 이를 증명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너무 많은 말을 세번째 실패요인으로 지적했다. 말 만으로는 상대를 실질적으로 위협할 수 없으며, 역대 모든 미국 대통령이 말보다 행동으로 상대를 제압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냉전시대 소련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한 이유는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이 분명히 핵무기로 반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네번째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를 꼽았다. 군사ㆍ외교 전문가들은 ‘군사행동에 대한 국내정치의 지지’를 적국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위협으로 꼽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샬러츠빌 폭력사태에서 보듯 분열의 정치로 일관했으며 이는 대북정책의 실패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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