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ㆍ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17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대기업 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M&A 건수는 총 4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건)보다 23.7% 급감했다. 금액 기준으론 125%(6조8,000억→15조3,000억원) 늘었지만, 삼성전자의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업체 ‘하만’ 인수(9조3,000억원)를 제외하면 오히려 11.7%(8,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신고회사 2,000억원 이상, 상대회사 2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에 M&A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특히 상반기 대기업 M&A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신규투자’ 성격의 비(非)계열사간 M&A가 27건으로 작년 상반기(33건)보다 18.2% 줄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건을 제외하면 비계열사간 M&A 금액은 1조1,000억원에 그쳐 1년 전보다 82.8%나 급감했다. 반면 ‘구조조정’ 성격의 계열사간 M&A는 건수는 감소(26→18건)했지만 금액은 크게 증가(4,000억→4조9,000억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반기 대기업은 전반적으로 M&A에 소극적이었다”며 “신규 사업 진출 및 역량 강화를 위한 M&A보다는 그룹 내 구조조정 목적의 M&A가 많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사업 확장에 몸을 사렸지만 국내 기업 전체적으로는 M&A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상반기 국내 전체기업의 M&A 건수는 215건으로 작년 상반기(209건)보다 2.9%(6건) 증가했다. M&A 금액은 41조5,000억원으로, 219.3%(28조5,000억원)나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와 국내 경제의 회복에 따라 국내 기업의 M&A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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