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지도자들은 모든 사람들의 복지와 화해로 가는 과정을 시작하고 증진하고 동행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또한 우리는 공포의 이야기들과 증오의 수사학과는 명백히 다른 말을 쓰는, 비폭력과 평화를 선언하고 상징하는 평화의 전조가 되어야 한다는 부름을 받았습니다.”
2일(현지시간) 로마 교황청 사도좌의 궁 도서관에서 성사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 관계자들과의 특별알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나갔다.
이번 종지협과의 특별알현은 시기적으로 북한 미사일 위기가 한창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특별알현에 앞서 종지협 대표단은 공동으로 작성한 서한을 통해 “한반도의 위기 해결을 위해 세계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과 기도, 식별과 협력을 위해 교황님의 기도를 호소합니다”라는 뜻을 전달했다. 교황이 모든 종교 지도자들 앞에서 평화를 힘주어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이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이날 특별알현은 교황청의 특별한 배려로 성사됐다. 바티칸을 찾은 종지협 대표단은 불교ㆍ기독교ㆍ천주교ㆍ원불교ㆍ유교ㆍ천도교ㆍ민족종교 등 7개 국내 종교단체 대표들로 구성됐다. 종지협의 교황 알현은 보통 수요일 미사 뒤 교황청 베드로 성당에서 일반 신도들과 함께 만나는 일반알현 형식으로 이뤄져 왔다. 별도의 공간에서 따로 시간을 내서 한국 종교 대표단을 만나는 특별알현이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티칸=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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