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 3곳 폐쇄 명령 후속 조치
러 “전례 없는 공격” 강력 비난
미국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워싱턴, 뉴욕, 샌프란스시코 등 3개 도시에 있는 러시아 외교공관들을 압수수색했다. 미 국무부가 지난달 31일 이들에 대한 폐쇄 명령을 내리고 이틀 안에 철수 요청을 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AP통신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날 해당 공관들을 정밀 수색했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 측은 미국이 공관들에 도청장치를 설치할지 모른다며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압수수색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관리들이 ‘공관 입구 정문을 부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강제 압수수색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미 관리들은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건물로 들어갔다”며 “세 곳의 압수수색은 시설물 안전과 보호를 위한 것이며, 폐쇄 명령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방전은 러시아가 7월 자국 내 미국 외교관 755명을 추방하기로 하자 미국이 보복으로 샌프란시스코 러시아 영사관과 워싱턴, 뉴욕의 무역대표부 사무실 폐쇄결정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러 측은 미국의 보복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이날 앤서니 고드프리 모스크바 주재 미 부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전례없는 공격 행위”라며 공식 항의했다. 외무부 페이스북에 FBI 요원들이 샌프란시스코 영사관 건물을 수색하는 동영상을 올려놓기도 했다.
미국 내 주요 러시아 공관 폐쇄는 양측이 상대방 외교관 수십명을 추방했던 1986년 이후 가장 수위 높은 외교 보복으로 평가된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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