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주중 미 대사, BBC 인터뷰서 주장
“한반도 안정 위해 용인하고 있을 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매우 싫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한반도 안정을 위해 김 위원장을 용인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맥스 보커스는 영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커스 전 대사는 “시 주석이 김정은을 가리켜 매우 경멸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그런 사람은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does not like that man at all)’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한반도 불안정을 몹시 싫어하기 때문에 그를 그대로 놔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성에 대한 중국의 생각은 거의 절대적”이라며 “한반도의 정치적ㆍ경제적 안정 유지를 위해서라면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계속 묵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에 위기가 닥쳐 난민이 대량 유입되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에서 더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중국은 바라지 않는다고도 했다.
보커스는 또, 김정은에 대해 “전혀 바보가 아니며,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괴짜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예리하고 똑똑한 인물(sharp cookie)이고, 합리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이미 북한의 전권을 장악했다면서 “향후 한반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김정은에게 달렸다. 그가 서방의 반응을 주의깊게 관찰하며 ‘레드 라인’(금지선)이 무엇일지 탐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어설 경우 대규모 보복이 잇따를 것이라는 점을 김 위원장이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