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장애인 이야기
‘탈 시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외치던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탈 시설’이란 말 그대로 장애인들이 복지시설이나 수용시설 아닌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더불어 자유롭게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2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 광화문역에서 농성중인 장애인 단체를 찾아 ‘부양의무자 기준과 장애등급제의 단계적 폐지’, ‘탈 시설 정착 지원’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겐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혼자 사는 게 시설에서 사는 것보다 불편하고 힘들 것’이라는 편견의 시선이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이에 대해 조아라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상임활동가는 “장애가 있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삶의 힘듦과 고통을 견뎌 낼 기회를 박탈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쪽으로만 길이 뚫려 있으니까 지역사회에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며 “시설에 들어가는 예산이 지역사회에 환원되고,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가 만들어지면 (탈 시설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시설 밖 자립 생활을 선택한 장애인들의 대답 역시 비슷했다. 힘들긴 하지만 시설에서 살 때보다 행복하다는 것. 보호시설에서만 28년을 살았다는 김진석(50)씨는 “장애인 보호 작업장에서 매일 일만 하고 살다 보니 나와서 살아보고 싶었다”며 “자유롭게 야학도 가고 기차타고 여행도 다니니 행복하다”고 전했다. 자립생활을 하며 결혼을 앞두고 있는 최영은(26)씨도 “시설이 커다란 울타리 같았다”며 “새가 새장 밖을 나와 자유를 찾아 떠나는 것처럼 제 삶도 자유를 찾았다”고 말했다.
시설에서 나와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박고은 PD rhdms@hankookilbo.com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이주은 인턴PD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