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ㆍ폭우ㆍ가뭄 등 극단적 날씨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년 4개월만에 최대폭으로 끌어올렸다. 주춤했던 석유류 가격도 다시 올라 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2012년 4월(2.6%)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전체 물가 상승률 중 3분의 1이 넘는 0.96%포인트가 농축수산물 때문에 올랐다. 무더위에 집중호우가 겹치고 일부 지역은 가뭄이 계속되며 채소 가격이 지난해 8월보다 22.5% 상승해, 전체 물가를 0.37%포인트 끌어올렸다. 시금치 가격은 한 달 사이 74.7% 폭등했고, 배추(59.7%) 무(45.7%) 등 채소도 최근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만 계란은 살충제 파문으로 인한 수요 감소 탓에 7월에 비해 6.3% 하락했다. 생선 조개류 채소 과실 등을 합한 전체 신선식품지수는 1년 사이 18.3% 올랐다.
올해 초부터 계속된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던 석유류는 1년 전에 비해 3.6% 오르면서 전달(0.5%)보다 상승 폭을 늘렸다. 제조업 주원료인 석유류 가격 상승 탓에 공업제품 물가는 1.0% 상승, 전체 물가를 0.31%포인트 끌어올렸다.
집세와 개인ㆍ공공서비스 등이 포함된 서비스 물가는 1.8%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1.04%포인트 밀어 올리는 효과를 냈다. 보험서비스료가 1년 만에 19.5% 올랐고, 설비수리비(6.6%)와 공동주택관리비(5.7%) 상승률도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식료품 공산품 서비스 등 생활에 밀접한 상품들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생활물가지수(구입 빈도가 높은 141개 품목)는 지난해 8월에 비해 3.7% 올랐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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