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2ㆍ3급 20여명 교육연수 발령
일각선 적폐 청산 본격화 신호탄 해석
박근혜 정부 당시 정권 핵심 세력과 유착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가정보원 간부가 8월 초 대거 교육연수 발령된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사실상 대기발령 조치다.
사정 당국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8월 초순 2, 3급 간부 20여명을 국정원 산하 정보대학으로 교육연수 발령했다. 일선 업무에서 배제한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정농단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정치 개입 의혹에 연루된 국내정보 파트 소속 인사들로 현재 검찰 조사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가 적폐 청산 작업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단행된 1급 인사에 앞서 이례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지금껏 교육연수 발령은 1급 인사 이후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게 통상적이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정원과 정치권 일각에선 정권 교체에 따른 보복성 인사가 재연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관계 당국은 과거 관행과 달리 ‘비위 사항이 드러난 인물’이라는 뚜렷한 사유가 있는 데다 규모도 작은 편이어서 인사 정당성에는 하자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원 인사 문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정원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한 뒤 1급 실ㆍ국장 30명가량을 전부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 기관은 철저히 정치와 단절돼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정보관(IO)을 없앴고 정치 개입 의혹의 원천인 국내정보 담당 부서도 폐지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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