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세종지점에서 인터넷 설치와 AS를 담당하는 통신가설기사를 '머슴'으로 표현한 홍보물을 제작한 데 반발한 인터넷 설치기사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KT새노조는 31일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향후 KT 경영진에 대해 윤리경영 차원에서 진상을 조사하고 관련 책임자들에 대해 엄중 문책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홍보물에는 '가입하신 고객님 댁으로 머슴을 빌려드립니다'라는 표현과 함께 인터넷 관련 전기선 정리와 몰딩작업 등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설치기사들은 "머슴을 빌려준다는 것은 원래 우리가 머슴이었다는 표현인가" "임금차별도 모자라 이제는 머슴 취급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설치기사들은 인권위에 직접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충북 충주에서는 인터넷 개통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KT 자회사 소속 설치기사가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며 흉기를 휘두른 고객에 의해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고객의 집을 직접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설치기사들이 이같은 위협에 늘 노출된 상황에서, 기사들을 '머슴'으로 표현하는 홍보문구가 현장 설치기사들의 노동환경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새노조 관계자는 "현장 기사들은 인터넷이나 인터넷TV 설치와 관련한 업무 외에는 맡을 필요가 없는데 해당 문구는 관련 없는 업무도 기사들이 도맡는다는 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회사에서 머슴을 보내준다고 하면 고객들이 설치기사를 머슴처럼 대하지 않겠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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