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6)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주식 매수기회를 찾긴 어려워졌지만 채권보다 낫다”며 주식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버핏은 30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간의 주식시장 강세로 요즘은 저평가된 종목을 찾기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채권보다 선호한다”고 밝혔다. 주식이 매력적인 이유에 대해 그는 “금리가 낮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은 채권에 비해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증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강세가 이어지고, 시가총액도 19조달러(약 2경1,424조원) 가까이 늘었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30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버핏은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보유량이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는 주식 매입이 ‘통속에 든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매우 쉬웠지만 요샌 예전처럼 싸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주식 분석과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버핏은 지난 29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보통주 7억 주를 주당 7.14달러(8,050원)에 살수 있는 신주 인수권을 행사해 최대 주주가 됐다. 그는 이에 대해 “BofA가 큰 곤경에 처했지만 이는 위대한 운동선수가 사고로 잠시 병원에 입원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 대표 IT업체인 애플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며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30일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미래를 보면 현재 IBM을 볼 때보다 더 확신이 든다”며 “애플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초 처음으로 애플 주식을 약 1,000만주 인수했으며 이후로도 계속 매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기술주 투자를 기피해오던 그간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은 총 1억3,020만주로, 애플 주가가 30일 종가 기준 163달러(18만3,80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그가 보유한 애플의 주식 가치는 약 212억 달러(23조9,051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IBM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말 IBM주식을 약 8,100만 주 보유했지만 올 상반기 3분의 1을 매도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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