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석 차관 “재진입 성공 여부 결론 아직”
“현 정부 출범 뒤 7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29일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시험 발사는 정상 각도지만 사거리를 절반으로 줄이는 방식이었다고 국방부가 공식 평가했다.
국방부는 31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현안 보고 자료에서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약 2분의 1 사거리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거리가 4,500~5,000㎞로 추정되는 화성-12형의 사거리를 절반으로 줄여 발사했다는 것이다. 미사일 사거리는 발사 각도뿐 아니라 액체 연료량 등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 “탄도미사일은 일본 본토를 넘어 동쪽으로 약 2,700여㎞를 비행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관건인 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북한이 확보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번 발사 결과 분석으로도 아직 국방 당국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화성-12형이 재진입에 성공했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린 상태가 아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부 일본 언론이 북한의 이번 발사가 종말 단계에서 실패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는 “추정 보도라 생각한다”며 “탄착 성공에 대해선 한미가 판단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탄도미사일 또는 단거리 발사체 18발을 13회에 걸쳐 발사했다. 현 정부 출범 뒤 탄도미사일을 쏜 횟수는 7차례에 이른다. 5월 15일 화성-12형(KN-17), 5월 21일 북극성-2형(KN-15), 5월 29일 스커드, 7월 4일과 28일 화성-14형(KN-14), 8월 26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8월 29일 화성-12형 등이다. 2012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발사체 등은 모두 59발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앞으로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와 6차 핵 실험 등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핵 탄두 및 투발 수단의 능력 증대 과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 상시 핵 실험 가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에 낙하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괌 포위 사격에 동원하겠다고 밝힌 IRBM 화성-12형인 것으로 이튿날 북한 관영 매체들을 통해 확인됐다.
한편 서 차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간 회담에서 전술핵 무기의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가 거론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한미간에 구체적 논의가 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측에서도 소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뿐 아니라 미국 조야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한반도 비핵화 정책과 관련이 있어 인화성이 강한 논제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전술핵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송 장관이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한 미 측의 의중을 떠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