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의 첫 메디컬 드라마 ‘병원선’이 첫 방송됐다. 수많은 메디컬 드라마가 있었지만 역시 하지원이 입은 의사 가운은 달랐다.
지난 30일 밤 방송한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 첫 회에서는 병원선이라는 척박한 환경에 올 수밖에 없었던 청춘 의사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공중보건의사인 김재걸(이서원 분)과 차준영(김인식 분)은 각각 한의원과 치과의사로 병원선에 배정돼 괴로워했다. 병원선은 일명 ‘유령선’으로 불리는 곳으로, 다른 병원보다 환자는 10배가량 많지만 배에서 먹고 자는 것까지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의사와 간호사들이 회피하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 자원해 “혹시 미친 것 아닐까?”라는 반응을 얻은 사람도 있었다. 바로 공중보건의 내과의 곽현(강민혁 분)이었다.
한편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는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는 의사 송은재(하지원 분)가 있었다. 그는 수술대 앞에서 누구보다 냉정한 자세를 취했으나 결국 환자를 살리고 마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송은재 역을 맡은 하지원은 완벽주의자이자 냉정한 의사이면서도 환자를 위해서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뛰는 모습 등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베테랑 연기꾼’임을 입증했다. 송은재는 최연소 여자 외과 과장이 되기 위해 현재 외과 과장(전노민 분)에게 자신의 공을 넘겨주며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야 했기 때문에 비굴하게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하지원은 돈을 건네는 재벌 후계자의 돈을 가감 없이 뿌리치거나 정신과로 옮기라고 말하는 등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부드러움과 강함이 공존하는, 하지원만이 할 수 있는 카리스마였다.
이런 송은재의 약점은 엄마였다. 섬에 살고 있던 엄마는 아픈 사람들을 은재의 병원으로 올려 보내 치료를 받게 했다. 그 일만이 엄마에게 살고 있다는 기쁨을 주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외과과장의 눈치를 봐야했던 송은재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이날 역시 엄마가 전화를 하자 송은재는 엄마가 아파서 찾아왔다는 사실은 짐작하지 못한 채 싫은 소리를 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간 엄마는 쓰러지고 말았다. 송은재가 헬기를 타고 섬까지 날아갔지만 이미 엄마의 목숨은 끊어진 상태였다. 송은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나 본인의 입으로 사망선고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방송 말미 송은재는 급하게 수술이 필요한 병원선에 등장해 “수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막 병원선에 부임한 송은재입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송은재도 병원선의 일원이 된 것. 이에 엄마의 죽음 이후 송은재에게 닥쳐온 시련이 무엇이었길래 병원선에 올 수밖에 없었는지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게다가 송은재를 포함해 곽현, 김재걸, 차준영 등 모두 각자의 상처 또는 결점을 가지고 있다. 차준영은 진료를 잘못해 간호사에게 혼나기 일쑤고, 김재걸은 까칠한 성격 때문에 환자들과 소통하지 못했다. 특히 곽현은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의사의 아들이자 충분히 좋은 곳으로 빠질 배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거절하고 병원선을 택한 바 있다. 그의 사연에는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암시 됐기 때문에 이 모든 사람들이 병원선과 함께 함으로서 어떤 변화를 갖게 될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병원선’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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