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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코치의 야구화] 어깨 수술 그 후…류현진이 왕첸밍과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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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코치의 야구화] 어깨 수술 그 후…류현진이 왕첸밍과 다른 이유

입력
2017.08.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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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피츠버그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 피츠버그=AP 연합뉴스
지난 25일 피츠버그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 피츠버그=AP 연합뉴스

2015년 류현진(LA 다저스)이 어깨 수술을 받을 당시 국내 의료진을 포함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과연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많은 의문을 품었다. 실제 투수의 어깨 수술은 실패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 SK 투수 전병두는 어깨 수술 후 5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재활을 했으나 끝내 마운드에 서지 못했고, ‘파이어볼러’ 엄정욱도 어깨 수술 후 저하된 구속과 반복되는 어깨 통증으로 인해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류현진이 받은 수술은 어깨 관절 내의 손상된 연골을 봉합하는 ‘슬랩’(SLAP) 수술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토미존 수술이 ‘찢어진 팔꿈치 인대를 제거하고 다른 부위의 힘줄로 대체하는 수술’이라면, 어깨의 슬랩 수술은 ‘찢어진 연골 부위를 꿰매는 수술’이다. 슬랩 수술은 토미존 수술처럼 찢어진 부위를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없다.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승(19승ㆍ2006, 2007)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왕첸밍(대만)은 2009년 어깨 슬랩 수술을 받았는데, 봉합 나사못을 무려 13개나 박았다고 한다. 봉합 나사못은 연골의 찢어진 부위를 꿰맬 때 쓰인다. 연골의 손상 정도가 클수록 봉합 나사못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왕첸밍의 재활을 도운 제이슨 챙 트레이너는 “어깨 수술은 재활과 주사 요법 등 보존적 치료법이 우선돼야 한다”며 “보존적 치료법이 효과가 없을 경우 수술을 해야 하지만 대만 선수들은 어깨 수술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라서 수술을 기피하다가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왕첸밍도 그런 경우였다”고 말했다.

또한 시카고 컵스의 척 바우만 재활 코디네이터는 “손상 부위가 클수록 수술 후 회복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 재활 성공률도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재활과 여러 치료법에도 손상이 계속 진행된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왕첸밍은 2011년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재기에 실패하고 결국 2016년 캔자스시티에서 방출됐다.

양말 뒤꿈치에 조그만 구멍이 생겼을 때는 꿰매서 다시 신을 수 있다. 하지만 구멍을 꿰매지 않고 계속 신다 보면 점점 발뒤꿈치가 훤히 드러나 꿰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른다. 어깨 수술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류현진은 어깨 수술 후 2년 차인 이번 시즌부터 ‘코리안 몬스터’의 옛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비록 2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지만 그는 어깨 수술의 성공적인 사례를 써 내려가고 있다.

어깨 수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막연히 피하는 것보다 재활과 수술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활 효과가 없다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선수들의 커리어에 더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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