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급성장 온라인 쇼핑몰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온라인 유통시장에 진출한 롯데 이커머스 베트남의 김규식(46) 대표는 현지 온라인 유통시장에 대해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카테고리만 같을 뿐 한국과 비슷한 점은 찾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단지 성장 가능성만 보고 뛰어들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문제는 긴 배송시간과 현금결제 관행에서 기인하는 높은 주문 취소율. 김 대표는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강해 신용카드 이용률이 매우 낮고, 국토가 남한보다 3배 이상 넓은 탓에 배송 도중 주문 취소가 많이 발생한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서 발생하는 손실 대부분은 긴 시간의 배송 도중 주문이 취소되는 경우 발생한다. 미국 아마존닷컴 등이 배송에 드론을 활용하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서 비롯되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는 또 “상품 품질에 대한 불신도 주문 취소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롯데 이커머스가 브랜드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이유도 상품 수령 후 반품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물론 하노이, 호찌민시 등 도시에서는 익일 배송이 보편화 돼 있으며, 베트남 온라인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 베트남의 모바일 보급률이 50%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인구 9,300만명 중 어린 학생과 노인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100% 보급됐다고 봐도 된다. 김 대표는 “연 평균 소득이 2,200~2,300달러 수준인 나라에서 500달러가 넘는 휴대폰이 이렇게 보급됐다는 것은 결국 온라인 쇼핑도 PC와 인터넷 홈페이지가 아닌 모바일에서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며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는 도서 판매 전문점이지만, 베트남에 진출 뒤에는 책 대신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YES24를 예로 들며 “외국 기업에게는 서적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베트남 규정 때문”이라며 “진출 전 치밀한 시장조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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