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ㆍ이지스함 SM3 등은
고도 550㎞ 통과 미사일 요격 못해
북한이 29일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넘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일본은 미사일방어(MD)체계의 무기력한 현실을 남김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사전에 발사징후를 파악하고도 미사일이 최고고도 550㎞로 통과해 거리상 요격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의 2단계 방어망인 지상배치 패트리엇(PAC3)과 이지스함에 탑재한 SM3요격미사일 모두 실전에선 믿기 힘든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미사일방어망 강화론이 절박하게 힘을 받는 분위기다.
당장 북한 미사일이 일본영토내 떨어질 경우 대응하는 PAC3는 북한의 다양한 전술에 따라 지역적 공백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PAC3는 미사일이 고도 15~20km 지점까지 하강했을 때 요격하도록 되어 있는데 현재 자위대 PAC3 고사포부대는 피해가 클 수 있는 일부 도시지역 위주로 편성돼 있다. 당초 북한이 괌 주변 해상 공격을 예고하자 미사일 통과궤도로 지목된 시코쿠(四國)ㆍ주고쿠(中國) 지역으로 자위대가 PAC3를 이동배치하는 바람에 29일 도발시 홋카이도에는 치토세(千歲)시 1곳만 PAC3가 남아있었다.
PAC3는 차량에 발사기와 레이더가 탑재돼 이동이 가능하지만 사거리가 반경 수십㎞에 불과해 한계가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 상공에서 최고고도 550km에 달한 미사일은 동해에서 요격하기 어려운 범위다. 자위대에 의한 요격은 기술적으로 지극히 어렵다”는 방위성 간부의 반응을 전했다. 이 때문에 방위성은 PAC3의 사거리를 2배로 늘리는 계획을 진행중이지만 2019년말에야 작업이 완료된다.
방위성은 또 이지스함 SM3의 최고고도가 500km에 그치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1,000km이상 고도에서 요격이 가능한 ‘SM3블록2A’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이 역시 배치 예정시점은 2021년으로 잡혀있다. 이 때문에 29일 자민당 안보관련 회의에선 내년 예산에 반영할 예정인 ‘이지스어쇼어’(육상형 요격시스템) 도입에 대해 “그런 태평한 얘기를 할 때냐”는 추궁이 쏟아졌다.
한편 방위성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비행중 상공에서 3개로 분리됐을 것이라는 당초 분석이 잘못됐을 수 있다고 수정했다. 레이더에는 3개의 항적이 확인됐지만, 기상 상황 등에 따라 화면에 여러개로 잡히는 경우가 있어 추가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타깃을 표적으로 하는 다탄두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와 함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도쿄 시부야(澁谷) 도미가야(富ケ谷)의 사저에서 출퇴근하는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관방ㆍ방위장관은 29일 오전 6시를 조금 넘은 시각 총리관저에 도착했지만, 아베 총리는 훨씬 늦은 6시 23분쯤 관저에 들어왔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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