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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묵은 이란 vs 열흘 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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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묵은 이란 vs 열흘 된 한국

입력
2017.08.3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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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는 신태용(왼쪽),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파주=연합뉴스
3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는 신태용(왼쪽),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파주=연합뉴스

‘아시아의 숙적’ 한국과 이란이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치른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다. 한국(49위)은 물론 아시아 팀 중 가장 높다. 세계적인 명문 클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전략가’ 수석코치로 이름을 날렸던 카를로스 케이로스(64) 감독이 7년 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란은 이번 최종예선에서도 8경기 8득점, 무실점의 완벽한 기록으로 6승2무(승점 20)를 마크하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한국은 4승1무3패(13)로 2위다. 본선 직행 티켓이 걸린 2위는 지키고 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ㆍ승점 12)과 격차가 크지 않다. 결국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이 경질되고 신태용(48) 감독이 ‘소방수’로 긴급 투입됐다. 신태용호는 지난 21일 처음 소집됐다. 발을 맞춘 시간이 통틀어 열흘뿐이지만 신 감독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3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조직력이 아주 뛰어난 팀이다. 하지만 반대로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우리는 공개된 부분이 거의 없어 이란이 분석하는데 애를 먹을 것”이라고 장단점을 비교했다. 케이로스 감독도 “신태용 감독이 전력을 꽁꽁 감추고 있어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며 “신 감독이 맡았던 다른 팀들을 통해 축구 철학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파주 NFC에서 훈련하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파주=연합뉴스
파주 NFC에서 훈련하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파주=연합뉴스
파주 스타디움에서 훈련 중인 이란대표팀. 파주=연합뉴스
파주 스타디움에서 훈련 중인 이란대표팀. 파주=연합뉴스

한국은 이란을 잡으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가까워 진다.

한국이 이란을 이기고 같은 시간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을 누르는 게 최선의 결과다. 이 경우 한국은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10차전 원정 결과에 관계없이 본선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반면 다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은 우즈벡과 마지막 경기까지도 가슴을 졸여야 한다. 만약 이란-우즈벡전 결과가 잘못돼 한국이 3위로 떨어지면 내년 10월 B조 3위와 플레이오프 후 이기면 내년 11월 북중미 4위와 다시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소화하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1986년부터 31년 째 이어져 온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역사가 끊길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이란과 맞붙은 건 운명적이다.

한국과 이란은 아시안컵에서 1996~2011년까지 5회 연속 8강에서 격돌할 정도로 ‘악연’이다. 특히 1996년 레바논 아시안컵에서 당한 2-6 참패는 한국 축구 최악의 참사로 꼽힌다. 또한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이번 러시아까지 3번 연속 최종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했다. 남아공 예선 때만 두 차례 비겼고 이후 3번 만나 모두 이란에 졌다. 2014년 11월 평가전까지 포함하면 최근 4경기 연속 0-1 패배다. 한국은 케이로스 감독이 2011년 부임한 뒤 이란을 한 번도 못 이겼다.

이런 과거를 의식한 듯 신 감독은 “당했던 설움을 이번에는 반드시 날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평소 한국과 경기할 때마다 거침없이 도발했던 케이로스 감독은 어쩐 일인지 ‘순한 양’처럼 행동했다. 그는 “8회 연속 월드컵에 나간 한국과 경기는 늘 배울 점이 많다”고 겸손해 했다. 하지만 “이란도 최종예선의 무실점 무패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안방에서 이란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성원도 뜨겁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6,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입장권이 이미 5만 장 넘게 팔렸다. 2013년 10월 브라질과 평가전 이후 4년 만에 6만 관중 돌파가 유력하다. 붉은 악마의 응원속에 신태용호도 빨간색 상ㆍ하의에 파란색 스타킹을 착용하고 이란전에 나선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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