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79) 전 페루 대통령이 심장질환으로 또다시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 주치의 알레한드로 아기나가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심장박동이 빨라져 두근거림 증세를 보여왔다”며 “지금은 안정됐지만 심정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후지모리는 1990∼2000년 대통령 재임 시절 자행한 학살과 납치, 횡령 등 혐의로 수사망이 좁혀오자 모국이나 다름없는 일본으로 도피했으나 체포돼 2007년 페루로 강제 송환됐다. 이후 2009년 반인권 범죄와 횡령 혐의 등이 인정돼 25년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다.
그는 수감 중 심장질환을 비롯해 허리 통증, 위 질병, 설암 수술, 고혈압 등을 이유로 병원을 자주 찾았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5월 심장 부정맥 진단을 받고 정밀검사와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페루 고등법원은 지난달 고령인 점을 고려해 수감 중인 후지모리를 가석방해달라며 가족들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도 지난해 당선 후 후지모리 전 대통령 시절에 자행된 독재와 인권유린에 대한 반감에 그를 사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후지모리 전 대통령처럼 건강이 악화한 고령의 수감자들이 가택연금을 통해 형기를 마치는 법안이 입법된다면 수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후지모리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이끄는 다수당인 민중권력당은 관련 입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75세 이상의 늙은 재소자를 가택 연금할 수 있는 근거가 포함된 법안은 지난달 발의됐지만 아직 진척은 없는 상태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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