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나요 당신은 울고 있나요, 아아 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 3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 장례식장 9호실. 방광암으로 투병하다 28일 세상을 떠난 가수 조동진의 빈소에는 그의 노래 ‘행복한 사람’이 나지막하게 흘렀다. 망자가 남은 이들을 위로하듯, 사려 깊고 따뜻한 목소리. 고인의 영정 사진 아래 놓인 작은 촛불 전등이 그의 얼굴을 은은하게 밝혔다.
조동진의 발인식이 이날 열렸다. 가수인 동생 조동익, 조동희 등 유족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고인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다. 밴드 산울림의 김창완을 비롯해 가수 양희은, 한영애, 윤종신 등이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1980~1990년대 포크 음악 공동체인 동아기획과 하나음악에서 조동진과 음악적 교류를 이어온 가수 장필순과 김현철, 유희열 등 동료 및 후배 음악인의 추모 발길도 이어졌다. 유희열은 “하나음악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음악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던 분”이라며 고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조동희는 발인을 마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지운 영화감독 등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한 이들의 다정한 위로에 고마워했다.
조동진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음악은 당분간 멈추지 않는다. 고인이 암 투병 중에 기획한 공연 ‘조동진 ‘꿈의 작업 2017-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가 9월16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후배 음악인들이 고인을 기리는 추모 공연이 될 예정이다.
1979년 1집 ‘조동진’으로 데뷔한 조동진은 사색적 가사와 서정적 통기타 음악으로 사랑 받았다. ‘나뭇잎 사이로’ ‘제비꽃’ ‘겨울비’ 등 묵직한 명곡을 남겼다. 고인은 경기 벽제승화원에 영면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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