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텍사스주의 수해지역을 찾았다. 취임 이후 처음 닥친 초대형 자연재해에 맞서 최전선에서 위기를 수습하고 민생 현장을 직접 챙기는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과거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적극 대응하지 않아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전례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텍사스 남부의 멕시코 연안 도시인 코퍼스 크리스티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색 레인코트에 ‘USA’라고 적힌 흰 모자를 썼고, 멜라니아 여사는 흰색 우비에 ‘FLOTUS(미국의 영부인)’라고 쓴 검은 모자를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착 직후 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로부터 피해 상황을 브리핑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 후 텍사스주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것은 엄청난 피해규모”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 장관들은 주 정부 관계자들과 현장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현장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이번 현장 방문에 따른) 어떤 활동도 현재 진행 중인 복구 노력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하비 피해 지역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막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의회도 정부가 이미 승인한 지원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이번 복구 예산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샌디 때에 필적할 만한 ‘일괄 지원’이 될 것”이라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재원이 의회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