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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국제 실종자의 날(8.30)

입력
2017.08.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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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멕시코시티. 아들과 남편을 찾는 이들의 포스터다. OHCHR
2012년 멕시코시티. 아들과 남편을 찾는 이들의 포스터다. OHCHR

매년 8월 30일은 유엔 국제 실종자의 날(International Day of the Disappeared)이다. 원래는 국가 등 권력집단의 연행ㆍ불법 강제 구금 등으로 가족ㆍ친지가 생사와 거처를 파악할 수 없는 이들의 존재를 환기하자는 날(Days of the victims of Enforced Disappearance)이었다.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독재권력이 자행한 납치 살해 인신구금 등에 맞서기 위해 1981년 조직된 ‘국제 비정부기구 남미실종자가족연맹’(FEDEFAM)이 제정했다.

‘정치적 실종’을 심각하게 여기는 여러 국제 인권기구 및 단체들이 이 날을 뜻 깊게 환기한다. 국제사면위원회(AI)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OHCHR), 국제적십자사(ICRC) 등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권력 탄압과 실종자의 존재를 부각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증폭시키려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특히 위상과 역할 등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예전 같지 않은 국제적십자사의 활약이 돋보이는 일 중 하나가 실종자 문제다. 나이브하다는 평을 들을 만큼 중립을 중시하고 얕은 대신 보편적인 인도주의를 추구하는 국제적십자사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환경 및 대립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은 편이다. 수감된 정치범에 대해 최소한의 생사 여부 및 인도적 접근이 허용되는 유일한 국제단체가 적십자사일 때가 많다.

북한은 실종자 문제의 주요 혐의국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재일교포 및 일본인 강제북송과 6ㆍ25전쟁 납북자, 요덕 관리소 같은 정치범수용소 등이 해당된다. 생사 확인조차 힘든 분단 이산가족도 광의의 실종자다. 한국적십자사는 대북 접촉 및 인도적 지원창구로 활약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근년에는 자연재해와 범죄로 인한 실종자로 그 폭이 넓어지는 추세다. 여성 등 국제 인신매매가 대표적이다. 실종아동의 날(5월25일)이 따로 있지만, 아동 유괴도 해당된다.

하나마나 한 얘기이지만, 강제구금 및 인신 억압은 유엔 등 각종 국제 인권협약 및 선언의 위반이고, 범죄다. 하지만 비밀 구금은 지금도 약 30여 개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 실무그룹이 확인한 정치적 강제구금 실종자만 2016년 말 현재 4만 6,000여 명이다. 실종으로 고통 받는 가족과 친지는 저 숫자의 5배, 10배에 이를 것이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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