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원전 축소 법제화 앞장
한국계 입양아 출신 플라세 의원
문화소통포럼 참석차 방한
“나라면 영구 중단에 한 표”
“만약 저에게 (신고리 5·6호기)건설 영구 중단 여부를 묻는다면 영구 중단에 한 표를 던질 겁니다.”
한국계 입양아 출신으로 지난 5월까지 약 1년3개월간 프랑스 국가개혁 장관을 지낸 장 뱅상 플라세(49) 상원의원. 환경운동가 출신인 플라세 상원의원은 29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에 일고 있는 탈원전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체 전기 생산량의 75%를 원전으로 충당하는 프랑스에서 더이상 원전을 통한 전기 생산비율을 높이지 못하도록 지난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법제화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그가 최근 한국의 탈원전 공론화 분위기에 동조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플라세 상원의원은 ‘원전 대국’인 한국과 프랑스의 원전 정책이 닮은 듯 다르다고 했다. 그는 전체 전기 생산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을 2025년까지 50%로 낮추기로 한 뒤 더이상 원전을 늘리지 않는 프랑스의 상황을 전했다. 원전 대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동시에 생활 속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모습을 사회적 합의하에 진행하면 탈원전에 보다 한 발짝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의 최대 단점인 높은 에너지 생산비용에 대해서는 점차 발전하는 신재생에너지 생산기술과 보급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충분히 가격경쟁력도 갖추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플라세 상원의원은 향후 한국과 프랑스의 교류에서 오작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한국은 스마트폰과 K팝으로 대변되는 첨단 기술 및 문화 강국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한국의 또 다른 좋은 이미지를 프랑스에 심고 싶어 행사 참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부 산하 비영리재단인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 29일 개최하는 ‘렌즈로 본 한국, 문화소통포럼 CCF 2017’ 참석차 5박 6일 일정으로 28일 입국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자라다 7세이던 1975년 프랑스 가정에 입양된 플라세 상원의원은 자신의 저서에 “입양된 집에서 쫓겨날까 불안해 한국어를 쓰지 않다가 아예 잊었다”고 적었을 만큼 유년기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만은 않았다. 이 같은 감정은 성인이 돼서도 크게 바뀌진 않았지만, 정치인이 되고 6년 전부터는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을 ‘알아 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방한 기간 동안 한국외대 강연과 국내 정·재계 인사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면서 “마지막 1박 2일 개인시간 동안에는 서울의 여러 거리를 걷고, 맛집 투어도 해 보고 싶다”고 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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