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 노조의 동시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내달 4일, KBS노조가 7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한 가운데 언론노조 MBC본부 또한 어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정했다.
5년 전 뉴스전문 채널인 YTN과 함께 방송 3사 동시파업을 했던 KBS와 MBC의 노조가 또다시 파업투쟁에 나서려는 이유는 그때처럼 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서다. KBS와 MBC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대선 개입, 세월호 침몰, 교과서 국정화, 한일 위안부 협상 등의 보도에서 정권을 일방적으로 편들며 불공정ㆍ편파 방송을 일삼은 결과, 국민의 신뢰를 잃고 외면받아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들 방송이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축소하고 왜곡한 것도, 시사 프로그램의 소재와 주제를 통제하며 쓴소리를 하거나 정권 편이 아닌 인사의 출연을 막은 것도 국민은 다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 공영방송에 어울리지 않은 일이 일어난 데는 공공자산인 전파를 마치 개인 소유물인양 마음대로 다루며 오직 권력의 의중만 살핀 고대영 KBS 사장, 김장겸 MBC 사장 등 경영진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 이들은 왜곡보도에 반발하는 직원을 내쫓거나 징계하는 등 노골적으로 불이익까지 주었으니 공영방송 경영진으로서의 자격은 진작에 상실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이 이들의 퇴진을 지지하는 등 시중에는 공영방송 경영진이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그런데도 김장겸 사장 등이 “(외압에 의해 물러나면) 언론 자유와 방송 독립이 무너진다”는 이유로 퇴진을 거부하며 조직원들과 맞서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직원과 국민의 신뢰를 잃은 공영방송 경영진이 마냥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리 보전이 길어질수록 국민의 분노만 키울 뿐이다. 수십 년 동안 몸담은 조직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남아 있다면 공연한 미련은 버리고 하루속히 떠나는 게 도리다. 그래야 공영방송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새로운 위상을 정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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