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영화배우 에드 스크라인이 ‘화이트워싱’ 논란에 휘말리자 캐스팅된 ‘헬보이’ 리부트 영화의 출연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스크라인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나는 ‘헬보이’에 등장하는 ‘벤자민 다이미오’의 인종적 배경을 알지 못한 채 리부트 영화 캐스팅을 받아 들였다”며 배역을 포기, ‘헬보이’ 출연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다이미오는 ‘헬보이’의 주인공 헬보이 등이 소속된 ‘초자연현상 연구방위국’의 일원으로 등장하며 원작 만화에서 일본계 미국인으로 설정돼 있으나, 백인 영국인인 스크라인이 배역을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일었다.
스크라인은 성명에서 “격렬한 논쟁과 온당한 불만이 있었고,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이 인물(다이미오)은 문화적으로 정확한 방식을 통해 표현돼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예술계에서 소수자의 목소리가 축소되는 우려스러운 경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비백인 캐릭터를 백인 출연자가 연기하는 데 비판을 제기하는 ‘화이트워싱’ 논란이 잦은 가운데 스크라인의 결정은 찬사를 부르고 있다. 연예전문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스크라인의 결정은 저명한 영화에서 화이트워싱 문제로 캐스팅 비판을 받은 배우가 스스로 캐스팅을 포기한 최초 사례”라고 전했다. 헬보이 신작의 제작자 래리 고든과 로이드 레빈, 제작사 밀레니엄과 라이언스게이트 역시 공동성명을 통해 스크라인의 결정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대표적인 ‘화이트워싱’ 논란은 ‘공각기동대’의 할리우드 제작 영화판에서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 역에 스칼릿 조핸슨이 캐스팅되면서 불거졌다. 이외에 루니 마라(‘피터 팬’) 에마 스톤(‘알로하’) 맷 데이먼(‘그레이트 월’) 틸다 스윈턴(‘닥터 스트레인지’) 등도 화이트워싱 논란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으며 이에 대한 반동으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뮬란’의 실사영화판 주역에 동양인 배우 섭외를 추진 중이다.
에드 스크라인은 영화 ‘데드풀’에서 주인공 데드풀과 대립하는 악역 ‘에이잭스’를 담당했고 인기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3에서는 조연 다리오 나하리스를 연기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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