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참모장에서 물러난 팡펑후이(房峰輝) 상장(대장)의 낙마설이 제기됐다. 팡 상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이란 점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군부 내 장쩌민(江澤民) 세력에 이어 후 주석 측에 대해서도 칼을 빼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원(博聞)에 따르면 사흘 전 국정 자문기관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의 한직으로 밀려난 팡 상장이 중앙군사위 기율위원회로부터 매관매직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팡 상장은 후 전 주석 집권 당시 베이징(北京)군구 사령원(사령관)과 총참모부 총참모장 등 핵심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해 후 주석의 심복으로 불렸다. 2015년 시 주석의 군부 개편 때 예편할 것이란 관측을 깨고 건재를 과시했지만 최근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쭤청(李作成) 상장에게 연합참모부 참모장 자리를 넘기자마자 사정 대상이 됐다.
리 상장의 연합참모부 참모장 승진과 동시에 이뤄진 팡 상장의 비리 혐의 조사는 시 주석이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군부 장악력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대회에선 공산당 지도부 개편과 함께 군 최고 통솔기관인 중앙군사위 개편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집권 후 5년 내내 궈보슝(郭伯雄)ㆍ쉬차이허우(徐才厚) 전 군사위 부주석 등 군부 내 장쩌민 세력 축출에 몰두해온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앞두고 선진룽(沈金龍) 해군사령원 임명, 딩라이항(丁來杭) 공군사령원 내정, 리 참모장 인선 등 본격적인 시자쥔(習家軍ㆍ시진핑 인맥) 구축을 위해 후진타오 세력에도 칼을 들이대기 시작한 것이다.
린잉유(林潁佑) 대만 중정(中正)대 교수는 “군권을 기반으로 정치권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19차 당대회를 앞둔 시 주석의 의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도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처럼 정치권력이 총구에서 나온다고 믿는 혁명 1세대의 자녀로서 공산당 정권 유지를 위한 병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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