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최혜진(18ㆍ롯데)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 2차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5차례 출전해 모두 상금 획득 가능 순위에 들었다. LPGA US여자오픈 준우승과 KLPGA 2차례(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ㆍ보그너 MBN 여자오픈) 우승 등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프로 대회에서 상위권에 들더라도 규정상 상금을 받지 못하게 돼 있어 최혜진은 시즌 상금 약 10억 원을 놓쳤다.
지난 28일 롯데와 후원 조인식을 열고 프로 전향을 선언한 최혜진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 받지 못한 상금을 두고 “아쉬움이 있다기보다는 좋은 성적을 낸 것에 만족한다. 좋은 경험이 상금보다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풋풋한 여고생다웠다. 앳된 목소리엔 순수함이 묻어났다. 베테랑 선수들은 넉살이 있곤 하지만, 인터뷰 경험이 많지 않은 최혜진은 꽤나 수줍어했다.
그는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주위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최혜진은 “부모님께선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셨다. 나를 최대한 배려해 주신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부모님과 골프 얘기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최혜진./사진=KLPGA 제공.
학교 생활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부산 학산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골프 선수라 친구들이 신기해 한다”고 웃었다. 다만 “학교 친구들을 자주 못 보다 보니 엄청 친하게 지내진 못할 때도 있다. 그래도 학교에 갈 땐 이야기도 많이 하고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스승인 조영석 예체능 교육부장에 대해선 “잘 하라고 응원해주시고 지원도 많이 해주신다.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잘 대해주신다”고 언급했다.
바쁜 일정에도 틈틈이 학교를 오가고 있다. 연습량을 묻자 그는 “학교에 갈 땐 오전에 갔다가 오후에 서울로 돌아와 연습을 하고, 학교에 가지 않을 땐 종일 연습한다”고 답했다. 학교 생활과 골프로 단순하게 이원화된 삶이었다.
빼어난 실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그는 “트러블 샷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대처하는 능력, 쇼트 게임 등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겸손해했다. 승부욕이 강한 만큼 롤모델도 한 명으로는 부족하다. 그는 “박인비(29ㆍKB금융) 선배님은 퍼팅으로 유명하시고, 박성현(24ㆍKEB하나은행) 선배님은 정확한 장타가 일품이시다. 여러 선배님들의 장점을 배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혜진./사진=KLPGA 제공.
최혜진은 2년 간 약 12억 원이라는 신인 역대 최고 대우를 받으며 'LOTTE(롯데)' 영문이 새겨진 모자를 썼다. “프로가 됐다는 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색한 느낌이다”는 그는 “명문 팀을 만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오는 31일부터 나흘 간 열리는 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이 그의 프로 데뷔전이다. 그는 KLPGA 하반기 시즌 목표에 대해 “승수를 올리는 데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적응해 가면서 즐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음 달 15일(한국시간)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LPGA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다”면서 “향후 LPGA 진출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 투어에서 뛰다 기회가 오면 잡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고생답게 “프랑스는 처음 가 보는 곳이다. 성적에 대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경기 순간에 집중하려 한다”고 호기심을 보였다.
끝으로 최혜진은 “모교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덕분에 훌륭한 대회들에 나서 좋은 성적들을 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학교에 잘 다니면서 더 좋은 성적을 내 모교의 명예를 드높이고 싶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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