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발사한 미사일은 화성-12형일 가능성이 높다. 5월에 발사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다. 북한은 10일 화성-12형으로 괌을 포위사격 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번 미사일은 최대고도 550여㎞로 2,700여㎞를 날아갔다. 군 당국은 미사일의 종류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IRBM이라고 인정했다. 북한의 IRBM으로는 화성-12형, 북극성, 무수단 미사일이 꼽힌다.
화성-12형의 경우 앞서 5월 고각으로 발사해 최대고도 2,111㎞에 비행거리 787㎞로 분석됐다. 정상각도로 쏜다면 사거리는 5,00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12형의 사거리가 훨씬 길지만 연료를 줄이고 발사각도를 낮추면 이번 미사일과 비슷한 궤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특히 북한은 화성-12형을 콕 집어 괌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만큼,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으로 날아간 이번 미사일은 정황상으로도 화성-12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2형과 달리 고체연료 미사일인 북극성-1형이나 북극성-2형일 가능성도 있다. 북극성 계열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지상발사 버전으로 북극성-1형은 사거리 2,500~3,000㎞, 북극성-2형은 2,200㎞에 달한다. 탄두 무게를 줄이고 연료량을 늘리면 북극성-2형도 2,700㎞를 날아갈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8월 이후 1년간 SLBM을 시험 발사하지 않고 있어, 수중 발사에 앞선 지상 발사시험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의 또 다른 IRBM으로는 사거리 3,000㎞로 추정되는 무수단이 있다. 북한이 2007년부터 실전 배치한 미사일이다. 다만 무수단은 지난해 8번 발사해 고작 1번만 성공한 미사일이어서 안전성과 신뢰도가 낮다는 게 흠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동해안이 아닌 평양 인근 순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사일의 신뢰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화성이나 북극성 계열 미사일에 비하면 무수단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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