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동건이 ‘우는 남자’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복귀작은 ‘신세계’로 범죄영화의 한 획을 그은 박훈정 감독의 ‘브이아이피’다. ‘남자 영화’라고 하면 장동건 역시 둘째가라고 하면 서러울 정도의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기에 두 사람의 만남은 느와르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
장동건은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를 언급하면서 “감독님을 작가 시절부터 좋아했다. 이번 시나리오는 소재가 신선했고 있을 법 한 이야기였다. 쿨하고 재밌는 이야기에 끌렸다”고 운을 뗐다.
복귀작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장동건이 맡은 박재혁 캐릭터는 그가 평소 가지고 있던 묵직함과 남자다움이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그는 “개인적으로 느와르를 좋아해서 비슷한 장르들에 출연해왔고 실제 남성적인 영화의 시나리오가 주로 들어오는 편이다”고 이야기 했다.
90년대 청춘스타였던 그에게 강인한 이미지를 심어준 대표작은 ‘친구’다. 2001년 개봉한 ‘친구’는 청소년관람불가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단독 영화로는 현재까지 청불 최고 흥행작으로 남아있다.
장동건은 “‘친구’는 당시 큰 도전이었다. 지금은 영화에서 주인공이 사투리 쓰는 게 익숙하지만 당시엔 청춘스타 주인공이 부산 사투리 쓰면서 깡패 역할을 하는 건 엄청난 파격이었다. 그때 우리끼리 40만 명을 목표로 생각했다. 지금처럼 멀티플렉스 극장도 없었는데 6개월 정도 극장에 걸려 있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더 신기한 영화다. 대중들이 나를 다르게 바라봐 준 영화이기 때문에 내게 중요한 작품이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그는 ‘해안선’(2002), ‘태극기 휘날리며’(2003), ‘태풍’(2005) 등에서 강렬함을 선사했다. 특히 ‘해안선’에서 장동건은 간첩 잡는 해병으로 출연해 오랫동안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 만한 연기를 펼친 바 있다. 장동건은 당시를 떠올리며 ‘브이아이피’에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악역으로 변신을 꾀한 후배 배우 이종석의 마음을 헤아렸다. 이종석이 직접 박훈정 감독을 찾아온 것처럼 장동건 역시 ‘해안선’을 촬영할 때 직접 감독을 찾아가서 연기하겠다고 한 것. 그는 “종석이가 ‘브이아이피’를 선택한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겠더라. 응원하는 마음도 생겼다”라고 말했다.
장동건이 느와르를 좋아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의 영향이 컸다. 그는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본 것이 ‘대부’ ‘스카페이스’ 등이었다. 당시에 인상적으로 봤고 아직도 크게 남아 있다. 홍콩 느와르의 전형적인 세대이기도 하다. 내 또래 남자애들 대부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장동건이 생각하는 느와르의 미덕은 무엇일까. 그는 “우리가 우울한 노래를 듣는 이유와 비슷하다. 슬플 때 경쾌한 노래보다 우울한 노래를 들을 때 더 위로되지 않나. 남자들의 판타지일 수도 있다. 어두운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연예관련기사]
VAST 측 "NS 윤지-챈슬러 이별 맞아, 자연스러운 헤어짐"(공식입장)
휘인, 음주X욕설 연상 방송 논란 "안일하게 생각했다"(전문)
박기영 측 "한걸음과 '불후' 통해 연인 발전, 결혼 전제 열애"(공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