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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위의 행인과 불편한 동거…전동 휠ㆍ킥보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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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위의 행인과 불편한 동거…전동 휠ㆍ킥보드 논란

입력
2017.08.2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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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위에서 전동 휠이나 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이 늘어나면서 보행자들의 안전도 위협 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인도 위에서 전동 휠이나 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이 늘어나면서 보행자들의 안전도 위협 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염창동에 사는 이모씨(39)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의 성화에 전동 킥보드를 사줬지만 항상 걱정이다. 가끔 넘어지고 인도 위 행인과 부딪히면 죄책감마저 들었다. 이씨는 “타다가 넘어져 다치는 아이를 보면 괜히 사준 것 같기도 하다”며 “아이가 킥보드를 타다 행인과 부딪혀 사과한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전동 휠이나 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 증가와 함께 빚어진 불편한 동거로 인도 위의 행인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여전히 답보상태인 관련 규제 도입에 따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보험업체인 현대해상에 따르면 개인용 이동수단의 사고는 지난 2012년 29건에서 지난해엔 137건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인도 위에서의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이 불법이란 점이다. 도로교통법 제2조에선 정격출력 0.59㎾ 미만의 원동기가 달린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 인도와 자전거도로에서의 운행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최고시속을 20km/h로 제한한다. 하지만 이런 규정에 대해 “잘 몰랐다”며 “차도에서 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인도에서 타는 것”이란 게 전동 킥보드 이용자들의 주장이다.

피해는 행인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서울 자양동에 사는 회사원 박모씨(27)는 “최근 퇴근길에 갑자기 옆길에서 튀어나온 전동 킥보드로 충돌 사고를 당할 뻔 했다”며 “가까스로 부상은 면했지만 요즘에도 귀가길엔 전동 킥보드에 대한 걱정을 안고 간다”고 불평했다.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자들도 불만이다. 마땅히 이용할 공간이 없다는 점에서다. 전동 킥보드 애용자인 회사원 최모씨(24)는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자들도 마음 놓고 탈 수 있는 장소 필요하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유사한 사례가 많아지면서 발 빠르게 제도를 마련했다. 독일에선 ‘자전거도로 이용 및 자전거도로 없는 곳에서는 차도 이용, 조명장치, 의무보험법에 따른 의무보험’ 등을 규정해 보행자와 이용자의 안전을 도모했다. 프랑스는 ‘인도와 자전거 도로’에서 이용가능하며 네덜란드는 보험가입을 전제로 ‘차도’에서 운행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한 관련 규정은 국회에서도 논의 중이다. 지난 6월 개인형 이동수단을 운전면허 없이 자전거도로에서 탈 수 있는 법률 개정안이 제출됐다. 국회 안정행정위원회 간사인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다소 늦어진 감은 있지만 현재 법안이 숙려기간 중이다”며 “이번 정기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인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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