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시간 자면 1.29배, 9시간 이상 자면 1.45배 높아
잠이 부족하면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성이 필요 이상 잠을 많이 자면 치주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치주질환은 치아 주변의 잇몸, 치주인대, 치조골 등에 병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치아 주위 조직이 바람 든 것처럼 붓고 피가 난다고 해서 풍치(風齒)라고도 한다.
박준범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교수와 박용문 미국 국립보건원(NIH) 박사 연구팀이 2012~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1만4,675명을 대상으로 나이 흡연 음주 칫솔질빈도 자가구강상태평가 체질량지수(BMI) 당뇨 혈압 백혈구숫자 등을 보정, 치주염과 역학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Gaceta Sanitaria) 온라인판 최근호에 실렸다.
박 교수팀의 조사 결과, 여성은 수면시간이 길수록 치주염 빈도가 높아졌다.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인 여성과 비교할 때 수면시간이 6~8시간의 경우 치주염이 발병할 확률은 1.29배였고, 수면시간이 9시간 이상이면 치주염이 발병할 확률이 1.45배였다. 남성은 수면시간과 치주염의 상관관계가 없었다.
치주염의 주 원인은 치아 및 치석 주변에 딱딱하게 붙은 치태 탓이다. 치태는 칫솔질 뒤에도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치아와 잇몸 주위의 세균 덩어리다. 치태는 치아에 붙어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킨다. 그 결과 잇몸이 붓고, 피나 고름이 나고, 심해지면 잇몸뼈를 녹여 이를 망가뜨린다.
치주질환의 가장 좋은 치료 비결은 조기 발견이다. 염증이 심해지기 전에 치과를 방문해 상태에 따라 치석제거술(스케일링)이나 간단한 잇몸치료를 받으면 쉽게 좋아진다. 하지만 잇몸뼈까지 녹은 후 치아가 흔들려야 치과를 찾는 이가 대부분이다.
박 교수는 “생리주기, 임신, 폐경과 같은 여성호르몬으로 인한 신체변화가 여성들의 수면 양식에 영향을 주면서 치주염과 상관관계를 보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치주염에는 칫솔이 작고 칫솔모가 부드러운 것으로 치아 뒤쪽까지 칫솔질을 하고 치실로 1차 관리가 필수적이지만 치석이 생기면 칫솔질만으로 제거하기 어려워 최소한 1년에 1~2회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전문적인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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