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최측근인 충칭시 서기
19차 공산당 대회 앞두고 급부상
日 언론, “후계 굳어져” 대서특필
중국의 차기 권력지도가 그려질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포스트 시진핑(習近平)’으로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가 급부상하고 있다. 최고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인선도 서서히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천 서기가 시 주석의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소식은 일본 언론들에 의해 연일 대서특필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8일 복수의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천 서기가 상무위원에 진입하면서 5년 후 임기가 끝나는 시 주석의 후계자로 내정되는 인사안이 굳어졌다”면서 “시 주석이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장기간 영향력을 행사할 길이 열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요미우리(讀賣)신문도 지난 24일 시 주석을 비롯한 현 지도부와 원로그룹이 합의한 차기 상무위원 7명 인선안에 천 서기가 포함됐다고 전하면서 “천 서기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발탁하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가 투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 주석이 후계자로 천 서기를 염두에 뒀을 것이란 정황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의 저장(浙江)성 서기 시절 선전부장으로 일한 즈장신쥔(之江新軍ㆍ시진핑의 저장성 인맥)의 핵심 인물로 당시 4년 가까이 언론기고문을 작성한 심복이다. 천 서기는 낙후된 구이저우(貴州)성 서기를 맡은 뒤 빅데이터 센터 유치 등으로 주목받는 성과를 냈고, 시 주석이 전국인민대회 대표의 적(籍)을 상하이(上海)에서 구이저우로 옮긴 것이 그에 대한 신임으로 해석됐다. 시 주석은 특히 차기 유력주자였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가 지난달 낙마하자 상무위원 진입 통로로 여겨지는 그 자리에 천 서기를 임명했다.
차기 지도부 확정설도 줄을 잇고 있다. 미국에 기반 중화권 매체 보원(博聞)사는 차기 상무위원 7명에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양(汪洋) 부총리,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 리잔수(栗戰書) 중앙서기처 서기, 천 서기 등 6명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선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올해 69세로 유임 논란이 제기된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와 경쟁하고 있다는 게 보원사의 주장이다. 요미우리는 앞선 보도에서 마지막 한 자리에 한 서기가 확정됐다고 전했다.
왕 서기의 거취와 무관하게 전체적인 판세는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 강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상무위원 거론 인사들의 면면이나 중앙정치국 위원 25명의 예상분포로 볼 때 현재로선 집단지도체제 형식은 유지되더라도 시 주석의 권위에 도전할 만한 인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 서기와 천 서기는 ‘시진핑 사람’이고, 후 서기는 최근 시 주석에게 수 차례 충성맹세를 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가깝다고 알려진 한 서기도 시 주석과 동고동락한 경험이 있고, 왕 부총리는 정파색이 비교적 엷다는 평을 받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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