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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신자지만 진화론도 존중"

입력
2017.08.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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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과학회 이사 활동 발언엔

“기억나지 않는다” 발뺌 해명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진화론을 부정하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기독교 신자지만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진화론도 존중한다"며 해명에 나섰다.

박 후보자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신자로 (나는) 창조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창조신앙을 믿는 것이며 개인적으로 창조과학을 연구한 적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이날 장관 지명 이후 처음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창조과학회 활동에 대해 충분히 소명할 수 있었음에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을 하거나 기자들의 추가질의도 받지 않고 20분 만에 자리를 떠나는 등 불충분한 해명으로 논란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자는 장관 지명 이튿날인 25일 창조과학회 이사직을 사임한 이유에 대해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연락이 와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공직자는 사외이사 활동을 하면 안 된다고 해서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7년 6월 연세대에서 열린 창조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성경적 창조론으로 무장된 사람들을 교육, 언론, 행정, 기업, 정치 등 모든 분야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당시 미국 창조과학회 인사를 모시고 한국에 와 양국의 창조과학회 기관을 연결해 주면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자리였는데 발언이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기독교단체가 주도한 동성결혼ㆍ동성애 합법화 반대 대학교수 서명에 참여한 사실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의 인권은 어떤 이유 막론하고 차별 받아선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면서 “다만 동성혼 제도화는 다른 문제로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성숙한 여건이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배포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문’에서 어려웠던 가정 형편과 창업 실패를 강조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부친의 보증으로 하루아침에 단칸방에서 살게 되고 중학교 때는 학비를 내지 못해 일정 기간 학교에 못 간 적도 있었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아 LG전자에도 입사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박사논문도 썼다”고 적었다. 이어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상용화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자금난으로 6개월 간 월급 없이 가족과 막막히 버텼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위기이자 기회”라며 “중소벤처부가 소상공인, 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여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자주 현장을 찾아 도움되는 정책을 펴겠다"고 약속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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