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건물과 물에 잠긴 주택, 뒤집힌 자동차, 넘어진 전신주와 신호등, 수 백만명의 이재민.
전쟁 영화 속 장면이 아니다. 엄연한 현실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실제 상황이다.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에 강타 당한 미국 텍사스 주의 주요 도시가 마비됐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 가운데선 12년 만의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 하비로 현재까지 5명의 사망자와 10여명 이상의 부상자가 나왔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지난 48시간 동안 기록된 강수량만 30인치(760㎜)를 넘었다. 지난 25일부터 사흘째 텍사스 주를 휩쓸고 있는 하비의 위력은 상당하다. 상륙 당시 시간당 최고 130마일(210㎞) 속도의 4등급(전체 5등급)으로, 지난 13년 사이 미국에 거쳐간 허리케인 가운데 가장 세다. 하비는 현재 텍사스 연안 상륙 이후, 열대폭풍으로 위력이 초반 보단 약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양의 폭우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명 피해도 속출할 전망이다. 미국 국립기상청(NWS)과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내달 1일까지 텍사스 연안과 루이지애나 주 남서부 지역에 15∼25인치(380∼630㎜) 가량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성명을 통해 “이번 폭우는 범위와 강도에서 이전의 어떤 경험도 뛰어 넘었으며 재앙적인 홍수를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텍사스를 재해지역으로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현지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수 백만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하비의 흔적을 사진과 함께 살펴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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