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출범 이후 줄곧 외부인사
내부선 김재준-최홍식 등 하마평
한국거래소가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통합 거래소 출범 후 첫 내부 출신 이사장이 나올 지가 관심사다.
거래소는 28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를 구성하고 새 이사장 모집 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거래소는 내달 4일까지 지원서를 받아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정한다. 이사장 선임 안건을 다루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내달 28일 열린다.
금융권 안팎에선 후임 이사장 후보로 관료 출신인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 등이 거론된다. 또 관료 출신인 이철환 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과 문재인 캠프에 몸 담았던 김성진 전 조달청장도 언급된다.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에 관심을 가져온 김기식ㆍ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잠재 후보군이다.
거래소 내부 출신으로는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 강기원 전 파생상품시장본부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세 사람은 1987년 거래소 입사 동기다.
거래소는 2005년 증권거래소ㆍ코스닥증권시장ㆍ선물거래소ㆍ코스닥위원회가 통합 출범한 이후 줄곧 외부 인사가 이사장을 맡아오며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통합 이전 공채 출신 이사장은 박창배(1999~2002년) 전 이사장 한 명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공공기관 인사에서 부적격자를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거나 캠프 보은 인사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내부 출신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제는 내부 출신이 나올 만한 시기가 됐다”며 “전문성을 갖고 현안을 파악하는 데에 내부 출신 만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 출신 인사로는 과거 방만 경영 비난을 받았던 거래소의 내부 개혁이 어려워 질 수 있다. 대외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적잖다.
앞서 지난 17일 사임 의사를 밝힌 정찬우 이사장은 후임 인사가 정해질 때까지 업무를 이어간다. 정 이사장은 금융권 내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히는 인물로,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 당시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도운 임원을 승진시키라고 KEB하나은행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조사도 받았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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