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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걸이 당선 안철수, 등 돌린 호남 민심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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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걸이 당선 안철수, 등 돌린 호남 민심 잡아라”

입력
2017.08.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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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율 51%로 가까스로 과반

조직 총동원하고도 호남서 외면

鄭ㆍ千 합계 득표율 44.96%

중도 노선 강화 ‘자강론’ 예고

지지율 두자릿수 회복에 방점

서울시장 차출론은 불씨로 남아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두 팔을 들어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두 팔을 들어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득표율 51%를 가까스로 넘기며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의 첫 과제는 등 돌린 호남 민심 잡기다. 국민의당의 정치적 고향이자 지지 기반인 호남이 투표를 통해 그에게 부정적 여론을 전달한 만큼 구여권 영남 기반인 바른정당과의 연대 역시 당분간 현실화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안 신임 대표가 호남 여론을 신속히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당 지지율 회복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 선전도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27일 전당대회 결과 각각 전북과 전남 민심을 대변했던 정동영ㆍ천정배 후보의 합계 득표율은 44.96%에 달했다. 안 신임 대표와 약 6%포인트 차이였다. 안 대표는 불과 5개월 전 광주ㆍ전남과 전북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각각 61%, 73%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바 있다. 더군다나 그는 이번 전대에서 대선 당시 구축한 호남 조직을 총동원하고 이 지역에 유세를 집중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두 후보가 절반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이자 당 안팎에선 “호남 민심 대부분이 안 신임 대표로부터 이탈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안 신임 대표는 수락 연설 등을 통해 “다른 후보를 지지하셨던 당원 마음까지 모두 헤아리겠다. 다시는 실망 드리는 일 없을 것”이라는 말로 호남 민심 수복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를 위해 당 지도부 구성을 전후해 호남을 집중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 혁신 차원에서 젊은 인재를 등용하기 위한 이른바 호남 ‘뉴DJ’ 발굴과 육성에도 신경을 쓸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출마선언 직후 반대성명을 냈던 12명 이상의 당내 호남계 의원 설득도 그의 과제다.

호남 지지 부족은 안철수호(號) 시즌2가 당분간 중도 강화를 골자로 한 자강론 쪽으로 기울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호남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초기부터 시도할 경우 호남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집단 탈당 등 강한 당내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 신임 대표는 이와 관련 “실천적 중도개혁 정당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신임 대표의 핵심 측근은 “당 지지율이 적어도 두 자리 수까지 회복된 뒤에야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등을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인사청문 등 단기적인 현안은 공조할 수 있어도 공식적이고 중장기적인 당 대 당 연대 움직임 얘기는 당장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교동계 등 당 일각에서 제기됐던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일단 사라졌다. 그는 이날 “이미 독선과 아집에 빠진 정부여당이 국민을 편가르고 나라를 약하게 한다면 강력하게 저지하는 야당이 되겠다”며 대여 강경 투쟁 노선을 천명했다.

전대 기간 제기됐던 ‘서울시장 차출론’은 그의 리더십을 끊임없이 흔드는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호남계 한 의원은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는 지방선거에 나갈 선수 자체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특히 지방선거를 대표할 서울시장 선거에 새 지도부가 적당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신임 대표가 반드시 그 짐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대표는 또 대선 패배 후 4개월도 채 안 된 시점에 특별한 성찰과 반성도 없이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는 비판 여론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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