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 우승자 김인경(29)이 25일 금의환향했다.
이달 초 브리티시 오픈을 제패하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린 김인경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오는 31일부터 강원도 춘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에 출전한다.
분홍색 모자를 쓰고 나온 김인경은 “우승 이후 휴식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며 “컨디션 관리 등에 신경을 썼는데 이번 대회를 잘 치르도록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식당에서 돈도 안 받겠다고 하시는 등 주위에서 축하 인사를 많이 해주셨다. 영국에서 보스턴을 경유해 이틀 정도 머물면서 휴식을 취한 뒤 캘리포니아주로 건너갔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부모님과 만나는 것도 좋고 강아지도 6개월 이상 못 봐서 어제부터 잠이 잘 안 왔다”고 오랜만의 한국행에 설레는 마음도 내비쳤다.
김인경이 국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지난해 9월 한화금융 클래식 이후 1년 만이다.
7일 끝난 브리티시오픈 이후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김인경은 “평소 대회를 마친 뒤 1주일 정도 여유가 있으면 사실 마음 편히 쉬기가 어려운데 이번에는 2주 넘게 시간이 나서 사흘 정도 휴대전화도 하지 않은 채 휴식에 전념했다”고 덧붙였다.
김인경은 올해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7월 마라톤 클래식에 이어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까지 벌써 3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3승을 달성한 선수는 김인경이 유일하다.
김인경은 “시즌 초반에는 (부상 때문에) 대회에 많이 나가지 못해 우승에 대한 기대를 아예 할 수가 없었다”고 돌아보며 “짧은 기간에 시즌 첫 승을 시작으로, 2승, 3승까지 이뤄내니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서른이 다 된 나이에 전성기를 맞이한 비결을 묻자 “근육이나 신체적인 부분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겠다”고 답한 그는 “스윙이 안정됐고 퍼트 스피드감도 좋아졌다. 실수했을 때 위기관리능력이 좋아진 것이 원동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 승수에 대해 김인경은 “그 동안 우승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고 편안하게 경기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특별한 목표를 두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30㎝ 퍼트에 실패한 것을 떨쳐냈느냐는 물음에는 “이것은 항상 꼭 물어보신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겪지 않아도 될 부분이었는데 심적으로 부담이 됐다. 자신에게 실망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가 특별하긴 한 것 같다"고 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나온 실수를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털어낸 것에 만족한 듯 보였다.
김인경은 “요즘 ‘결혼은 언제 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며 “외국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제 나이보다는 아직 철이 안 든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다른 의미 있는 일을 알게 되면 (골프에서) 전향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골프가 재미있고 배울 부분도 많기 때문에 당분간 골프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