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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구조조정 카드 빼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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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구조조정 카드 빼들어

입력
2017.08.2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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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20%반납 철회 대신 구조조정, 유ㆍ무급휴직 선회

프랑스 CMA CGM 컨테이너선 중국발주가 도화선된 듯

현대중공업 조선사업소 전경.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조선사업소 전경.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구조조정카드를 빼들고 나서 노사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중공업은 25일 강환구 사장 등 대표 경영진 8명 명의로 ‘회사생존과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진행합니다’란 제목의 담화문을 내고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사측은 담화문에서 회사 생존과 심각한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부득이하게 9월부터 교육(훈련), 유ㆍ무급휴직, 인력구조조정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측은 이 같은 방안은 “2016년 임ㆍ단협에서 고용보장을 전제로 제안한 기본급 20% 반납은 회사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노동조합의 반대 벽에 가로막혀 철회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고통분담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며, 휴가 전 준비했던 휴업까지 전면 유보하고 기다렸으며 경영상황도 수차례 설명했으나 노조는 끝내 거부, 이제 회사는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를 실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측은 이 조치들은 각 사업본부별 경영상황에 따라 물량 및 유휴인력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업대표가 책임을 갖고 대상자를 선정,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고의 근로조건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때 가능하고 회사가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근로조건에 대한 요구도 할 수 있으며, 시장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고, 일감 확보는 물론 고용안정, 보상 등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조도 당면 위기 극복과 유휴인력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협력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당부하며, 직원들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우리 일터가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구조조정방침은 최근 사측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프랑스 ‘CMA CGM’이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중국에 발주하면서 위기 체감도가 급격히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사측은 이번 수주실패의 원인을 첫째 원가경쟁력에서 밀린 것으로 판단했다.

회사는 이번 수주를 성사시키기 위해 간접비 대부분을 희생하는 수준까지 가격을 낮췄으나 중국은 간접비는 물론 직접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수주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제조원가는 재료비와 노무비로 구성되는데, 전 조선사의 재료비가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상황에서 승부는 결국 노무비에서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또 중국의 기술경쟁력도 이제 현대중공업과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술경쟁력에서 뒤졌던 중국은 자국 해운사들이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경험을 발판으로 꾸준히 기술력을 축적해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사측은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사들이 값싸고 기술력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 중국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사측은 아울러 불안정한 노사관계가 수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불안정한 노사관계와 파업으로 납기 지연, 품질 불량, 안전문제가 잇따르면서 고객사들이 우려 표명과 함께 신조 발주를 꺼리고 있으며 이번 수주 실패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8월 21일 현재 65척이다. 2007년 290척과 비교해 보면 25% 수준이다. 올해 매출은 전년 7조 1,015억원 대비 36.6% 감소한 4조 5,000억원으로 추정되며, 2018년은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해양은 2014년 11월 이후 32개월 째 수주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다음달 부터는 나스르(Nasr) 플랫폼 단 하나만 남는데 이마저도 내년 6월이면 끝나고, 7월 이후에는 일감 제로(0) 상태에 놓일 예정이다. 유가가 올라갈 기미를 보여야 발주처들이 움직이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유가 상승은 당분간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플랜트 역시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동지역의 발전ㆍ화공플랜트 발주가 급감했고, 2015년 이후엔 신규수주가 끊긴 상태로 진행 중인 7개 해외 공사도 내년에 5개가 완료된다.

엔진은 대형엔진과 중형엔진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33%, 29% 감소했다. 올해가 지나면 5개월 치 일감밖에 남지 않아 잉여인력에 대한 교육과 휴직조치가 진행중이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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